마돈나 만큼 자신의 끼를 발산하고 싶어 안달인 엔터테이너가 또 있을까? 노래로 세상을 정복하더니 그녀의 욕심은 이제 영화에까지 미치고 있다. <딕 트레이시> <그들만의 리그>등등의 작품을 거쳐 <에비타>에 이르기 까지 조금씩 아주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그녀가 나이를 먹는 다는 사실이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다.
얼마 전 극장에서 잠깐 개봉을 했다가 곧장 비디오로 출시된 <넥스트 베스트 씽>이란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를 가장한 가족 드라마였다. 마돈나가 나오니까 뭔가 가볍고 섹시하고 괴상한 무언가가 숨어있으리라고 생각할 법도 한데... 역시나 그렇다. 게이 아빠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니까, 어쩌면 많이 낯설어 할 수도 있겠다.
여기까지 내용을 보면 뭔가 법정 드라마로 흐를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마련인데, 결론을 얘기하자면 영화는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하고 엉거주춤하게 영화를 서둘러 마쳐 버린다. 뭔가 더 이야기가 있을 법도 한데... 라고 아쉬워 하다 보면 어느새 엔딩 크레딧 까지 모두 올라간 것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결과를 알려주면 더 김이 빠질 테니, 관심있는 사람은 영화를 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나이를 감추기 위해 어두운 조명을 사용하는 마돈나의 노력이 가상할 뿐만 아니라 영화 주제가로 쓰이는 "American Pie"도 꽤 들을만 하기 때문이다. 진짜 커밍아웃을 한 루퍼트 에버렛의 게이 연기는 씩씩한 듯 하지만 어두운 그늘을 지닌 성적 소수자의 모습을 그럴싸하게 보여준다.
조금만 더 재미있었더라면 극장에서도 화려하게 걸렸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긴 하지만, 그런대로 마돈나의 작품치고 꽤 많은 생각을 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는 <넥스트 베스트 씽>은 외로움을 많이 타는 이들에게 한번쯤 보라고 권하고 싶다. 왜냐구? 그냥 느낌이다.
아! 한가지 더. 동성애에 굉장한 거부감을 가진 이들에게도 한번쯤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동성애자들도 똑 같은 사람임을 느끼게 하는 몇몇 대목들이 있기 때문에... 어쩌면, 외로운 이들에게 이 영화를 권하는 까닭과도 일맥 상통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성적 소수자로 사회로부터 냉대를 받는 외로움도 꽤 힘들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