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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낳은 부모 고소하고파, 심장을 때리는 호소 (오락성 8 작품성 9)
가버나움 | 2019년 1월 16일 수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꽃 기자]

감독: 나딘 라바키
배우: 자인 알 라피아, 요르다노스 쉬페라오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관람가
시간: 126분
개봉: 1월 24일

시놉시스
레바논 빈민가 베이루트에서 살아가는 12살 즈음의 소년 ‘자인’(자인 알 라피아)은 동생 ‘사하르’(하이타 아이잠)가 팔려가는 걸 막지 못하자 기어코 가출한다. 에티오피아 출신 불법체류자 ‘라힐’(요르다노스 시프로우)의 집에 머물며 그의 어린 아들 ‘요나스’(보루와티프 트레저 반콜)를 동생처럼 돌보지만 그마저 계속할 수 없게 된다. 자신의 출생 신고 서류를 찾기 위해 집으로 돌아간자인은 ‘사하르’에 관한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듣게 되고,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른 뒤 제 부모마저 고소한다.

간단평
<가버나움>은 레바논 빈민가 베이루트에서 살아가는 어린이의 참혹한 삶을 마치 실제처럼 담아낸 126분간의 경이로운 극영화다. 관객은 출생신고도 마치지 못해 제 나이조차 모르는 소년 ‘자인’을 통해 비참하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한 그곳 아이들의 삶과 맞닥뜨린다. 부모의 뜻에 따라 길거리를 전전하며 마약 음료를 팔고 원치 않는 조혼으로 파국에 이르는 것만큼, 아프리카계 불법체류자 ‘라힐’과 그의 갓난아기의 삶 역시 암담하다. 끊을 수 없을 것 같은 열악한 삶의 악순환을 지켜봐야만 하는 관객의 심정은 괴로움으로 요동친다. 다행히도, 감독은 소년 ‘자인’을 당돌한 악바리 캐릭터로 설정해 과감한 메시지를 여과없이 내던진다. 못난 어른의 강압에 굴복하지 않으며 죽기 아니면 대들기 식으로 하루를 살아내는 ‘자인’이 기어코 제 부모를 고소할 때, 그보다 한참 나약한 어른 관객은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에 사무친다. 레바논 빈민가의 현실을 포착한 감독의 뚝심에 상업 극영화의 민첩한 흐름을 접목한 수작으로, 극장 상영을 권할 만한 작품이다. 소년 ‘자인’을 연기한 자인 알 라피아는 시리아에서 태어나 레바논 베이루트에 정착한 실제 난민이며, ‘라힐’ 역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길거리에서 캐스팅됐다.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영화에 담기 위해 6개월간 500시간 넘는 촬영을 거친 끝에, 제71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거머쥐었다.

2019년 1월 16일 수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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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꿔 놓을 만한 영화를 기다린다면… 당신에게 <가버나움>이라는 경험을.
-레바논 빈민가 베이루트를 배경으로, 실제 난민 출신 소년과 불법체류자 출신 여인을 배우로, 다큐멘터리보다 더 사실적인 놀라운 극영화 만나 보길
-아무리 잘 만든 영화일지언정 어린아이들이 나와서 고초를 겪는 내용은 싫다면… 심정적으로 괴로울 가능성 높아
-마약의 일상화, 인신매매 수준의 조혼, 대책 없는 임신과 출산, 인간성 말살된 삶… 이런 게 21세기를 사는 어느 나라의 현실이라고?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을 것 같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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