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문주은 기자]
배우: 루카 마리넬리, 발렌티나 벨레, 로렌조 리첼미, 안나 페루조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관람가
시간: 84분
개봉: 1월 3일
시놉시스
1944년 제2차 세계대전 중의 이탈리아, 반(反)파시스트 운동을 펼치는 파르티잔 청년 ‘밀톤’(루카 마리넬리)은 고향 근처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사랑하는 여인 ‘풀비아’(발렌티나 벨레)가 살던 집을 지나가게 된다. 관리인으로부터 ‘풀비아’와 자신의 절친한 친구 ‘조르조’(로렌조 리첼미)가 남몰래 만나던 사이임을 듣게 된 그는 당사자에게 직접 진실을 따져 묻고자 하지만, 마찬가지로 파르티잔인 ‘조르조’는 마침 그날 파시스트 군에 잡혀간 상태다. ‘밀턴’은 그와 포로 교환으로 맞바꿀 파시스트를 잡고자 고된 여정을 시작한다.
간단평
<레인보우: 나의 사랑>은 이탈리아 소설 '사적인 문제’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파르티잔의 일원인 ‘밀톤’은 대(對) 파시즘 전쟁이란 엄중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지만 정작 그의 정신은 사랑하는 여인 ‘풀비아’와 절친한 친구 ‘조르조’의 관계에 쏠려있다. 그는 진실을 알아내는 것이 고통과 절망을 안겨줄 것을 알면서도 두 사람의 사이를 따져 묻고자 험난한 여정에 나선다. 이처럼 전쟁과 이념의 대립이란 거대한 역사적 흐름과 그 속에서 사건을 추동하는 사소하고도 개인적인 문제들이 묘한 아이러니를 빚어낸다. 러브스토리의 외피를 입었지만, 인간 혹은 인생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라고도 말할 수 있는 이유다. 문제는 밀도다. 소설이 생동감 있는 필치와 섬세한 내면묘사로 시대적 현실과 결코 분리될 수 없는 ‘밀톤’의 개인적 고뇌를 치열하게 담아낸다면, 영화는 그가 마주한 시대적 불안을 충분히 보여주지도, 그렇다고 ‘풀비아’를 향한 사랑이나 ‘조르주’에 대한 양면적 감정을 세밀하게 쌓아 올리지도 않음으로써 ‘밀톤'의 행보에 선뜻 공감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오히려 미치광이 파시스트 포로가 입으로 드럼 소리를 내며 폭주하는 짧은 순간이 전쟁이란 참혹한 현실 속 위기에 처한 인간성의 문제를 인상적이고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빠드레 빠드로네>(1977), <로렌조의 밤>(1982), <시저는 죽어야 한다>(2012) 등으로 세계적 영화제를 석권해온 거장 감독 타비아니 형제가 마지막으로 공동 작업해 내놓은 작품이다.
2018년 12월 20일 목요일 | 글_문주은 기자(jooeun4@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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