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영주>는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하나뿐인 동생 ‘영인’(탕준상)을 책임감있게 돌보는 소녀 가장 ‘영주’(김향기)를 주인공으로 한다. 동생 ‘영인’이 사고를 쳐 합의금이 필요한 ‘영주’가 부모를 죽게 만든 이들을 찾아간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단편 <울지 않는다>(2007), <사라진 밤>(2011) 등으로 주목받아 온 차성덕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동생을 돌보는 야무진 19세 소녀 ‘영주’는 13년 차 연기 경력을 자랑하는 실제 19세인 김향기가 맡아, 부모를 죽게 만든 가해자 ‘상문’역의 유재명과 호흡을 맞췄다.
임권택 감독의 <화장>(2015)에서 삭발 연기투혼을 비롯해 연극 드라마 영화에서 신스틸러로 활약 중인 김호정은 영주의 부모를 죽게 한 가해자의 아내 ‘향숙’으로, <7년의 밤>(2018), <오빠생각>(2016) 등에서 얼굴을 알린 탕준상은 영주의 하나뿐인 동생 ‘영인’으로 극에 함께한다.
차성덕 감독은 “<영주>는 오래전부터 마음에 품고 있던 이야기로 나 역시 10대에 부모님을 갑자기 잃고 이후 슬픔을 안고 살았었다. 성인이 된 후 문득 가해자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며 “내적인 요구가 영화의 동인이 됐지만 자기 고백적인 영화에 머무는 것을 경계했다. 비극과 상실을 겪은 이들이 애도하는 과정을 그리고자 했다”고 작품 시작 계기와 의도를 전했다.
이어, “가해자라고 해서 폭력적이고 악한 사람으로 상정하고 싶지 않았다. 가해자 역시 아픔과 상처를 가졌을 것이고 그 부분이 피해자인 영주와 교감할 수 있는 접점이라고 생각했다.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의 아픔과 선의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영주’로 극 전반을 이끌어 가는 김향기는 “<신과함께> 촬영차 지방에 머물던 때 <영주> 시나리오를 읽었다. 집이 아닌 낯선 공간에서 읽었음에도 매우 집중했고 이후 여운이 오래 남았었다. 꼭 ‘영주’를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또, “상업영화든 독립영화든 규모를 떠나서 시나리오를 읽고 좋으면 배우로서 당연히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죄책감에 물든 가장 ‘상문’역의 유재명은 “지극히 사실적인 이야기면서 우리 시대 요구하는 상징들이 좋았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동시대에 살아가는 세상을 부드러우면서 날카롭게 묘사한다. ‘영주’라는 개인의 일상을 조명하며 치유와 용서라는 화두를 조용하면서 묵직하게 던진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영주>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11월 22일 개봉한다.
● 한마디
희망과 절망을 담금질하며 <영주>도 ‘영주’도 여물고 단단해져 간다.
(오락성 6 작품성 7 )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18년 11월 7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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