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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박정희 시대의 ‘군함도’, 강제노역 고발하는 <서산개척단>
2018년 5월 18일 금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꽃 기자]

<서산개척단>(제작: ㈜훈프로) 언론시사회가 5월 18일(금)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이조훈 감독이 참석했다.

<서산개척단>은 1961년 박정희 정권이 ‘대한청소년개척단’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의 청년을 납치, 감금해 ‘부랑아를 교화한다’는 명목으로 국토 개발 사업에 강제 투입한 역사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당시 서산지역 갯벌 개척에 투입돼 신체적 학대를 비롯한 인권유린으로 고통받은 피해자를 인터뷰한다. 이들은 지금까지도 서산에 거주하며 당시 개척한 땅에서 생활하는 70대의 노인 십여 명으로 그 시절 공언된 토지 분배 약속이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았음을 호소한다.

영화에 따르면 이른바 ‘서산개척단’으로 불린 이 같은 피해자의 수는 1,700여 명에 달한다. 그곳에서 무작위로 짝지어진 225쌍의 이성은 강제로 합동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강제 합동 결혼에 동원된 여인은 481명으로 대부분 일자리 제공을 빙자한 거짓으로 유인되거나 납치돼 서산에 모였고, 대외적으로는 ‘윤락녀’로 홍보됐다. 영화는 서산 외에도 이 같은 국가 폭력이 자행된 140여 곳의 간척사업장이 존재했다고 증언한다.

정부 정책방송기관 KTV가 1960년대 방송한 뉴스 화면, 동아일보와 경향신문의 관련 기사, 연극 <언덕을 오르는 마삼식을 누가 죽였나>등이 영화적 자료로 활용된다.

<서산개척단>은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부문 다큐멘터리상 수상작이다.

연출을 맡은 이조훈 감독은 “대학 후배인 KBS 유일용 PD의 고향이 서산이고, 그의 아버지가 농민으로서 이른바 ‘서산개척단’의 2차 피해자이시다. 유일용 PD가 관련 내용을 방송으로 만들고 싶어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며 내게 부탁을 해오더라. 그의 아버님부터 만나 뵈었고 다른 피해자를 소개받기 시작했다”며 연출 시작점을 회고했다.

피해 당사자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음도 고백했다. “(강제 합동 결혼에 동원된) 어머니들을 카메라 앞에 모시는 데 3년 반에서 4년이 걸렸다.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내기 싫어하셨다. 하지만 국가기록원 자료와 언론 보도, 국회도서관 자료를 뒤져서 그들의 증언이 신빙성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 과정에서 새롭게 찾아낸 소식을 전달해 드리니 자신들이 모르던 정보 알게 됐다며 협조해주기 시작하셨다”고 말했다.

이조훈 감독은 취재를 통해 당시 박정희 정부가 국토 개간을 목적으로 미국으로부터 원조금 ‘PL-480’을 받아 자신의 선거에 활용했다는 사실을 피해자에게 공개했다.

이조훈 감독은 “(영화에 출연하는) 어르신들은 국가로부터 ‘부랑아’, ‘폭력배’, ‘윤락녀’라고 불리며 인권을 유린당했음에도 ‘나는 당해도 싸다’는 피해의식을 안고 사셨던 분들이다. 만약 정권이 상황을 어떻게 기획했고, 자신들을 어떻게 이용했는지 알게 된다면 자기 삶과 역사를 재구성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산개척단>은 5월 24일(목) 개봉한다.

● 한마디
- 조국 근대화라는 미명 아래 비참하게 짓밟힌 무수한 개인을 기억하려는, 또 다른 개인의 분투
(오락성 6 작품성 7)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8년 5월 18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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