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각종 시상식장에서 수상을 하러 나온 양동근의 머리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의아해 했다. 힙합보이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레게 스타일의 풍성한 머리칼이 어느새 박박 밀려져 있는 것을 보고 말이다.
그가 머리를 민 이유는?
한창 촬영이 진행 중인 영화 <해적, 디스코왕 되다>(감독 김동원/제작 기획시대/제공 KTB엔터테인먼트)에서 무데뽀 삼총사 중 성기 역할을 맡았기 때문. 극 중 성기는험악한 인상으로 폼을 잡고 나서지만 정작 결정적인 순간에는 슬쩍 꼬리를 내려버리는 '무늬만 짱' 스타일의 어설픈 반항아. 요즘이야 빡빡머리가 하나의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았지만 예전에는 반항심의 표출 수단 중 하나였기 때문에 성기의 빡빡머리는 중요한 캐릭터 설정 중 하나였다.
양동근과 같이 일명 '원숭이형' 머리를 가진 사람들은 대개 끼가 많고 두뇌가 뛰어나다는 설이 있다. 아역스타 때부터 이어져 온 그의 연기력과 끼, 춤 실력을 보면 그 말이 그저 근거 없는 얘기만은 아닌 것 같다.
주위의 호응에 힘입어 양동근 본인 역시 이틀 걸러 한 번은 머리를 밀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두 배로 느껴지는 추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헤어스타일에 만족스러워 한다고 한다.
화끈한 액션과 신나는 디스코가 어우러진 코믹디스코액션 <해적, 디스코왕 되다>는 80년대 정겨운 달동네를 배경으로, 싸움질로 청춘을 불사르던 무데뽀 삼총사(이정진, 임창정, 양동근)가 강북 최고 미인 봉자(한채영)를 구하기 위해 디스코왕에 도전한다는 엉뚱한 영웅담을 밝고 경쾌하게 그린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