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같은 이야기를 두고 '책으로 읽으실래요?' 아님 '영화로 보실래요?'라고 묻는다면, 좀 갈등하기는 하겠지만 일단은 '영화로 먼저 보겠어요'라고 대답하겠다. 같은 이야기라면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고, 시간적인 절약이 가능한 영화를 택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필자의 경우 <반지의 제왕>을 읽기 위해 책을 펴 들었다가 그 길고 지루한(?) 이야기를 견디지 못하고 채 한권을 다 읽지 못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영화 <반지의 제왕>을 봤을 때 그 느낌이란... 한마디로 탄성을 쏟아낼 만큼 엄청난 것이었다. 그 환상적인 샤이어의 모습은 소설에서 읽어내기 힘든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장대한 스케일과 놀라운 특수효과로 범벅된 3시간의 러닝타임은 책을 읽는데 쏟아야 했을 수십시간에 비교한다면 진정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판단이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도 마찬가지. 아직 한 편의 씨리즈도 읽지 못한 필자는 영화를 보고난 뒤 책을 읽을 결심을 하게 되었을 정도다.
너무도 많은 영화들이 쏟아지고 너무도 많은 글들이 쏟아지면서 새로운 것을 찾는 다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 만큼 어려워진 실정이다. 많이들 알겠지만 세익스 피어 이후에 새로움은 없다고들 하지 않았던가. 어떻게 하면 텍스트와 영상을 조화롭게 연결 할 것인가 혹은 어떻게 하면 원작을 능가하는 소설이나 영화를 만들어 낼 것인가!
바라는 것은 간단하다. 부디 서로에게 해가되는 일은 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원작이 주던 즐거움을 다른 매체로 인해 실망하게 된다면, 그것은 아니 만드느니 못한일이 아닐까. 또한 영화의 매력은 영화대로 텍스트의 매력은 텍스트 대로 즐길 수 있는 같으면서도 다른 즐거움을 기대해 본다. 너무 큰 욕심일까? 하지만 여전히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너무 재미있게 본 필자는 끝끝내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사고 말았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