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파밍 보이즈>는 세 청년의 무일푼 농업 세계 일주를 담은 다큐멘터리. 농업을 통해 미래를 꿈꾸던 지황, 대학을 졸업했지만 막상 뭘 해야 할지 고민하던 하석, 아버지의 농사일이 싫어 공대에 진학했던 두현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2년간 12개국 35개 남짓 농장을 방문하며 몸소 체험한 세계 농업 현황을 유쾌히 전한다.
여행의 리더 격인 유지황은 “여행을 처음 계획한 것은 2013년 경이다. 당시에 앞으로 농업이 더 중요해질 생각했다”며, “<파밍 보이즈>를 통해 한국 농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여행 과정을 영화로 옮긴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여행 중 만났던 지인이 해준 ‘청년들이 일상에서 정치를 해야 한다’라는 말을 좋아한다”며, “청년 농부를 위한 주거나 토지 정책 등이 만들어지려면 우리가 직접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여행 후 부모님과 함께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권두현은 “큰 포부를 가지고 시작했다기보다 어릴 때부터 농촌에서 살았고 봐왔기에 외국의 농촌 현실이 궁금했다”며 “하다 보니 영화까지 촬영하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네덜란드 농장이다. 이전 농장에서는 못 느꼈던 점을 느꼈는데, 소통할 수 있는 그런 농장을 만드는 게 앞으로의 목표”라고 전했다.
강호준 감독은 “영화는 ‘두현’네 모내기로 시작해서 벼를 수확하면서 마무리한다”며, “이탈리아는 현재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이다. 농사를 지을 땅이 없는 청년들이 화가 나서 국가에 땅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부분은 알프스 산맥을 하나 넘어갔을 뿐인 이웃 나라 프랑스의 현실이다. 그곳은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그 외 프랑스의 애플 사이다 농장, 네덜란드 양 농장 등을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기획의도와 구성에 대해 설명했다.
장세정 감독은 “유럽에 있는 청년이 무일푼으로 여행하며 커리어를 쌓는 내용의 책을 읽고 우리나라 사람을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보고자 했다”며 “자료를 조사하던 중 세 명의 출연자를 만났다. 처음 만났던 2013년은 ‘금수저, 흑수저’, ‘젊은이의 미래에 대한 원망과 불평, 혹은 패배의식’ 등이 팽배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감정이 없었고, 건강한 도전의식이 돋보여 함께 작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변시연 감독은 “사람들이 ‘왜 농사를 하는데 세계 일주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많이 한다”며 “그 질문에 대해 고민이 있던 것도 사실”이라 밝혔다. 그녀는 “나나 장세정 감독에게 청년 문제는 먼 얘기가 아니다. 그들과 같은 현실을 겪고 있는 동세대”라며 “청년의 문제를 너무 슬프게 풀고 싶지 않던 차에 세 청년을 만났고, 그들의 여행을 응원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친구들의 진심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기에 셀피 스타일을 채택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강호준 감독은 “미국이나 호주같은 넓은 나라는 우리나라가 벤치마킹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다. 하지만 유럽은 한국의 농촌 환경과 유사하다”며 “그렇기에 전 세계 농장을 방문했음에도 유럽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세 청년의 유쾌한 도전기 <파밍 보이즈>는 7월 13일 개봉 예정이다.
● 한마디
-유럽 농장 맛보기로는 족하나 치열한 고민의 흔적을 찾기는 부족하다
(오락성 6 작품성 6)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17년 6월 30일 금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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