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꽃 기자]
<직지코드>는 고려의 금속활자 인쇄기술이 구텐베르크가 발명한 것으로 알려진 금속활자 기술에 영향을 줬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다. 유럽중심으로 해석된 인류의 중요 역사에 의문을 제기하는 작품으로 데이빗 레드먼 감독이 동행인 명사랑 아네스와 독일 마인츠, 프랑스 파리와 아비뇽 등 유럽 5개국 7개 도시를 탐방하며 관련 단서를 수집, 검증해 나가는 과정을 담는다. 우광훈 감독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여정을 촬영했으며, 제작 기간은 3년에 달한다.
<직지코드>는 1333년 교황 요한 22세가 고려 왕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를 최초로 찾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고려왕이 우리가 보낸 그리스도인을 환대해주어 기쁘다”는 내용으로, 한국에 온 최초의 유럽인을 1594년의 세스페데스 신부로 기록하고 있는 국내 역사학계의 기록을 뒤바꿔 놓았다. 고려와 유럽 사이의 교류가 적어도 1333년 이전에 존재했을 가능성을 밝혀내며, 14세기에 개발된 고려의 금속활자 기술이 유럽으로 전파 됐을지 모른다는 가설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간다.
영화의 기획, 총지휘를 맡은 정지영 감독은 “고려의 금속활자 기술이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개발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출발한 영화다. (미국 부통령을 지낸) 앨 고어가 증언한 내용을 근거로 삼아 사실을 찾아가려 했다”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앨 고어는 2005년 방한 당시 “스위스의 인쇄박물관 관계자에게 직접 들은 얘기에 따르면, 교황 사절단 일원으로 한국에 와서 인쇄술을 배워간 사람과 구텐베르크가 친구였다”고 말한 바 있다.
해당 스위스 인쇄박물관 관계자인 ‘추친 박사’를 직접 찾아간 우광훈 감독은 “당사자를 만나 물어볼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합류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고려가 구텐베르크보다 금속활자를 먼저 개발했으니 ‘우리가 더 잘났다’는 식의 민족주의적 관점은 배제하고 싶었다. 서양인(데이빗 레드먼)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사실관계를 확인해 나갔다”고 말했다.
데이빗 레드먼 감독은 “아직까지는 가설일 뿐이지만, 고려의 금속활자 기술이 구텐베르크에 영향을 미쳤다는 간접적인 증거는 넘쳐난다. 여전히 바티칸에는 개방되지 않은 정보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연구의 여지는 얼마든 있다”고 말했다.
고려와 유럽의 금속활자 기술 사이의 연관성을 추적하며 유럽 중심의 역사 해석에 반기를 드는 <직지코드>는 6월 28일 개봉한다.
● 한마디
- '직지'와 '구텐베르크' 사이에 존재할지 모를 역사적 퍼즐을 끈질기게 추적한다
(오락성 6 작품성 7)
(무비스트 박꽃 기자)
- 제대로? 읽는 세계사가 될까
(오락성 6 작품성 7)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한다. 옳다고만 믿어왔던 역사적 사실에 의문을 품는, 위대한 한걸음이 아닐 수 없다
(오락성 7 작품성 7)
(무비스트 김수진 기자)
2017년 6월 22일 목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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