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걸이 돌아왔다. <리쎌웨폰4>로 할리우드 진출을 시작한 그가 이제는 할리우드 주류영화에 조연이 아닌 당당한 주연의 이름으로 아시아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황비홍> <동방불패>의 전설을 기억한다면 이 영화는 필수로 봐야 할 작품임에 틀림없다. 동양의 무협 액션이 어떻게 할리우드 영화와의 조합이 가능한지 그 가능성에 대해 증명하는 이번 작품은 <매트릭스>를 좋아하는 이들과 수년전 홍콩 무협 영화에 열광했던 모두를 어우르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125개의 우주… 그리고 또 다른 나
영화는 우주가 125개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각의 우주에는 또다른 내가 존재한다는 설정하에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는 마치 <맨 인 블랙>에서 구슬 속에 우주가 있다는 것과 비슷한데, 다른 점은 우주와 우주사이의 여행이 마음대로 가능 해 졌다는 것이다. 각각의 우주에 내가 존재하고 그 존재하는 나 자신이 죽을 때 마다 막강한 힘을 얻게 된다는 것이 영화의 주요 배경이다.
이연걸… 이젠 두배로 멋진 액션
영화의 시나리오가 나왔을 때 제작사는 이연걸 이외의 다른 인물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캐릭터와 화려한 실전기가 가능한 인물로 이연걸 이외의 인물을 생각해 내는 자체가 힘든일 아니었을까. 완벽한 계산과 현란한 특수효과의 한가운데 이연걸의 위치는 무엇보다 확고했다. 나름대로 선과 악을 구별하기 위해 서로 다른 액션을 구사하고 아직까지는 부족해 보이는 연기력과 영어를 커버하기 위해 대사량을 줄이는 시도도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선한 이미지의 이연걸은 팔괘장이라는 부드러운 액션을, 사악한 이미지의 또 다른 이연걸은 속도감을 자랑하는 형의권을 구사하며 성격을 대변한다. 영화속에서만 볼 수 있는 재미난 팁 한가지! 현란하게 변하는 이연걸의 헤어스타일. 그의 귀여운 동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놓쳐서는 안될 보너스다.
매트릭스? 아니 그 이상!
2년전 매트릭스라는 영화가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당분간 그 환상적인 특수효과를 능가하는 작품에 대해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더 원>에서 보여지는 현란한 액션이 가미된 특수효과는 한마디로 압권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특수효과에 더해진 이연걸의 액션은 도대체 어떻게 저런 영화가! 라는 감탄사를 절로 유발시킨다. 매트릭스씨리즈에 이연걸이 출연한다고 했을 때 얼마나 많은 이들이 기대를 했던가. 그러나 지나치게 낮은 출연료로 이연걸은 매트릭스 프로젝트를 떠났고, 그 이후 <더 원>에 출연한 이연걸을 보면서 매트릭스 팀은 땅을 치고 후회 했을지도 모르겠다. 스트로브 라이트 기법, 블루 스크린, 디지털 편집 등 <더 원>의 특수효과는 <매트릭스>를 몇단계 업그레이드 한 그 이상의 파워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