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죽여주는 여자>는 종로 일대 노인들 사이에서 ‘죽여주게 잘하는 여자’로 입소문 난 ‘박카스 할머니’의 얘기를 담은 영화로 이재용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겸했다.
윤여정은 인기 만점 박카스 할머니 ‘소영’으로, 전무송은 삶이 죽음보다 더 외로운 노인 ‘재우’로 출연한다. 또, 한쪽 다리도 없고 돈도 없지만 마음은 풍성한 소영의 이웃 ‘도훈’은 윤계상이, 소영이 세 들어 살고 있는 트랜스젠더 집주인 ‘티나’는 실제 트랜스젠더인 ‘안아주’가, 소영이 길에서 만나 무작정 데리고 온 코피노 소년 ‘민호’는 최현준이 맡았다.
윤여정은 이재용 감독과는 <여배우들>(2010), <뒷담화:감독이 미쳤어요>(2013)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췄고 극영화로는 이번 <죽여주는 여자>가 첫 작품이다.
<죽여주는 여자>는 제 20회 몬트리올판타지아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재용 감독은 “제목 ‘죽여주는 여자”는 시나리오를 쓸 때 윤여정과 가끔 통화하면서 주인공이 어떤 여자인지 설명하다가 문뜩 떠오른 제목이다“라며 ”좀 가볍게 느껴져서 걱정이 됐지만 중의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그대로 가게 됐다“고 전했다.
윤여정은 “이재용 감독이 나한테 시나리오를 보냈길래 ‘나한테 하라는 거냐’고 묻자 ‘그렇다’해서 별 고민 없이 했다. 물론 하다가 후회는 했다”고 출연 배경을 밝혔다.
이재용 감독은 “성매매 여성에서 출발하지만 본격적인 얘기는 나이 듦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다룰 수 있는 주제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지만, 노인문제가 좀 더 수면위로 올라와 공론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강행했다. 100세 시대가 과연 축복인지, 노후를 보다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뭔지에 대해 함께 방법을 모색해야 되는데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다” 며 주제에 대한 고민을 전했다.
윤계상은 “실제로 20살 때까지 할아버지와 같은 방을 사용했다. 내가 할아버지와 같이 보내면서 느낀 건 할아버지가 굉장히 외롭다는 거였다”라며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든 생각은 누구나 젊은 시절이 있고, 또 누구나 늙어간다는 거였다. 한 사람이 살면서 겪어야하는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도훈’이 ‘소영’에게 하는 행동을 통해 할아버지에 대한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외된 삶을 담담하지만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죽여주는 여자>는 오는 10월 6일 개봉 예정이다.
● 한마디
- 죽음에 관한 넓고 깊은 고민. 세상 가장 낮은 곳의 노인을 연기한 윤여정의 연기가 인상 깊다
(오락성 5 작품성 7 )
(무비스트 류지연 기자)
-윤여정보다 더 죽여주는 여자는 없다
(오락성 6 작품성 7)
(무비스트 박꽃 기자)
- 화두를 하나씩 던질 때마다 더해지는 현실적 무게감
(오락성 6 작품성 8)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16년 9월 27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eyou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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