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최정인 기자]
목소리 배우: 엘렌 도리트 페테르센, 헨릭 라파엘센, 마리우스 콜벤스트벳, 베라 비탈리
장르: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95분
개봉: 3월 31일
시놉시스
최근 시력을 잃은 잉그리드(엘렌 도리트 페테르센)는 집에 틀어박혀 자신의 내면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그런 아내를 걱정해 자꾸 외출을 권하는 모튼(헨릭 라파엘센)이 그녀 상상력의 주된 소재가 된다. 한편 잉그리드와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성도착자 에이너(마리우스 콜벤스트벳), 이혼녀 엘린(베라 비탈리)이 등장해 각자의 이야기를 펼친다. 에이너는 이웃 엘린의 창문을 훔쳐보고, 엘린은 채팅을 통해 만난 모튼과 데이트하는데, 그 순간 엘린의 시야도 잉그리드처럼 온통 암전이다. 모튼, 에이너, 엘린은 잉그리드와 마찬가지로 모두 어딘가 외로워 보인다. 잉그리드의 가장 깊은 내면에서 피어오른 두려움과 호기심, 욕망이 경계 없는 상상 속에서 집과 담장을 넘어 무한히 뻗어나가기 시작한다.
간단평
<블라인드>는 독특한 이야기 전개방식과 치밀한 편집을 통해 현실과 가상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꼬인 기이한 세계를 만들어낸다. 영화는 암전을 배경으로 들려오는 잉그리드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시력을 잃은 잉그리드는 머릿속에 떠올리는 이미지들을 언급하고 이는 곧 스크린에 나타난다. 앞을 볼 수 없는 잉그리드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을 소개한 <블라인드>는 이내 잉그리드와 무관해 보이는 한 남자, 에이너의 뒤를 쫓는다. 성도착자인 에이너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방 안에서 보내는 잉그리드처럼 외롭다. 관객이 에이너와 잉그리드의 연관성을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동안 영화는 새로운 등장인물을 계속해서 소개하며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이때 소개된 잉그리드의 남편 모튼은 영화 속 등장인물을 모두 연결하는 실마리가 된다. 자칫 집중을 잃을 수 있을 만큼 모호하게 진행되는 <블라인드>의 이야기는 중간 중간 인물간의 흥미로운 갈등과 유머러스한 순간들을 통해 끊임없이 흥미를 자극한다. 마침내 영화 속 등장인물간의 관계가 윤곽을 드러낼 때쯤엔, 시력을 잃어 세상과 단절된 잉그리드가 느끼는 외로움과 혼란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경험은 실제로 시력을 잃은 듯한 엘렌 도리트 페테르센의 연기가 있어 더욱 실감난다.
2016년 3월 24일 목요일 | 글_최정인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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