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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어른이 되기 위한 여정 (오락성 7 작품성 8)
아스타 라 비스타 | 2015년 11월 19일 목요일 | 이지혜 기자 이메일

감독: 제프리 엔트호벤
배우: 로브레트 밴든 소렌, 질리 드 크리지버, 톰 오데나에르
장르: 로드무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4분
개봉: 11월 19일

시놉시스

“첫째, 푼타 델 마르타(사창가)에 가고 싶어. 둘째, 총각으로 죽고 싶지 않아. 셋째, 섹스가 암을 치료할 수도 있어.” 전신마비지만 똑똑한 ‘필립’(로브레트 밴든 소렌), 잘생겼지만 암에 걸려 하반신이 마비된 ‘라스’(질리 드 크리지버), 몸은 말짱하지만 눈이 먼 ‘요제프’(톰 도데나에르). 이들에게 있어 섹스는 남의 나라 이야기다. 장애인인 이들을 좋아하는 여자도 드물 뿐 아니라 언제, 어디서, 뭘 하든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필립’이 묘안을 생각해낸다. 스페인에 있는 장애인을 위한 사창가, ‘푼타 델 마르타’로 셋이서 함께 여행을 가자는 것이다. 물론 가족들에게는 간병인과 함께하는 세 사람의 도전 여행이라 거짓말을 치고. 처음엔 고개를 젓던 ‘라스’와 ‘요제프’도 어느덧 ‘필립’의 주장에 마음이 쏠려, 셋은 여행 준비에 들뜬다. 똑똑한 ‘필립’은 간병인을 알아보고 여행경로를 짜는 한편, ‘요제프’는 서서 몸을 쓰는 일을 하고, ‘라스’는 요제프의 눈이 되어 준다. 그런데 출발하기에 앞서 청천벽력의 소식이 날아든다. ‘라스’의 병세가 악화됐기에 자칫 ‘라스’가 여행길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연 이 셋은 무사히 섹스를 위한 여행길에 오를 수 있을까.

간단평

성인을 뜻하는 ‘어른’, 이 말은 남녀의 성관계를 뜻하는 ‘어르다’에서 파생됐다. 즉 ‘어른’은 성관계를 거친 성인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성관계가 단순히 육체적인 결합뿐만 아니라 독립된 성인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의 기능 역시 지니고 있음을 가리킨다. 그럼에도 이 ‘어르는 행위’에서 배제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장애인이다. 최근에야 섹스 도우미, 뇌성마비 여성의 누드 촬영 등으로 장애인의 성적 권리가 수면 위로 부상했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은 무성적 존재로 취급받곤 한다. 더불어 이들은 독립된 성인으로서도 인정받기 힘들다. 여러 제도 상의 문제로 가족들과 분리된 독립된 성인으로 지내는 것조차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다. 많은 장애인들이 ‘성인’이지만 ‘어른’이 되지 못한 상태임을 의미한다. <아스타 라 비스타>는 그같은 장애인의 현실을 그린 벨기에 영화다. 제프리 엔트호벤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선천적 관절만곡증 장애인인 아스타 필팟이 장애인의 성 향유권을 위해 성 관광을 추진하는 사회운동에 바탕을 둔다. 장애인을 무조건 착한 사람으로 그리려는 동정적인 시선은 걷어내고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즉 ‘필립’, ‘라스’, ‘요제프’에 대한 따뜻하고도 수평적인 시선을 유지해, 인간으로서 이들이 지닌 개성을 살리는 것이다. 또한 영화는 이들에게 섹스가 단순히 육체적인 쾌락을 주는 행위일 뿐 아니라 가족으로부터의 정서적 독립을 의미한다는 메시지를 명료히 전달한다. 더불어 이 세 명의 친구가 서로가 서로의 눈, 뇌, 다리가 돼 주는 모습을 유쾌한 위트로 풀어내 억지스럽지 않은 감동을 자아낸다. 부족한 성인 셋이 모여 완벽한 ‘어른’이 되기 위한 여정을 그린 영화, <아스타 라 비스타>는 이렇게 요약될 수 있다. 제25회 유럽영화제에서 최우수 유럽영화상 수상작이다.

2015년 11월 19일 목요일 | 글_이지혜 기자(wisdom@movist.com 무비스트)




-장애인의 성 향유권에 대해 생각해보신 분.
-유쾌한 로드무비를 원하시는 분.
-가족으로부터의 정서적 독립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
-15세 이상이신 분 누구나.
-야한 장면 기대하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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