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우숙, 차일선, 김종선
장르: 다큐멘터리
등급: 전체 관람가
시간: 64분
개봉: 9월 25일
시놉시스
칠순의 여자 어부 윤우숙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삶과 죽음의 순환이 반복되는 변화무쌍한 생명의 터전 순천에서 술 좋아하는 남편 차일건과 함께 산다. 그녀는 평생토록 남편이 술을 끊고 건강해지는 것과 자식들이 잘 먹고 잘 사는 것, 두 가지만 바라며 살아왔다. 남편과 자식을 위해 50년 동안 거친 바다와 갯벌에 나가 홀로 고기를 잡고 꼬막을 캐며 가계를 꾸렸다. 윤우숙은 밥벌이에 무심한 남편도, 가난도 모두 하늘의 뜻이라 여기며 억척스럽게 살아왔다. 다행히 그런 그녀를 이웃의 어촌계장 김씨가 친누이처럼 따르며 어려울 때마다 돕는다. 오늘도 그녀는 쉬지 않고 일한다.
간단평
<순천>은 ‘하늘의 뜻을 따름’이라는 제목처럼 자연의 품속에서 삶과 죽음의 리듬에 순응하는 칠순 어부 윤우숙의 모습을 담담히 목도한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여장부로 소개되는 윤우숙은 병약한 남편 차일건을 대신해 바다일과 집안일 모두를 도맡는다. <순천>은 그런 두 사람의 관계를 함부로 재단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찬찬히 지켜본다. 인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한 <순천>은 아내가 일하는 모습을 지켜만 보는 차일건의 모습을 그의 옆에 놓인 지팡이와 함께 클로즈업한다. 영화 후반부에 이르러 갈색 소파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한편, 휴먼 다큐멘터리로서 <순천>이 훈훈한 감동을 준다면 자연 다큐멘터리로서 <순천>은 시각적 황홀함을 선사한다. 사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순천만의 눈부신 풍경과 그 속에 숨 쉬는 활기찬 생물들은 시선을 압도한다. 소나기를 피하는 노부부와 비에 젖은 철새의 교차편집은 노부부가 대자연의 일부임을 상기시킨다. 새 생명의 탄생과 갑작스런 이별 모두를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어부, 윤우숙의 모습에서 ‘순천’이 보인다.
2014년 9월 18일 목요일 | 글_최정인 기자(무비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