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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 열정에 되살아난 고양이
'고양이를 부탁해' 조영남 열정에 사상 첫 재상영 | 2001년 11월 21일 수요일 | 컨텐츠 기획팀 이메일

요즘 영화계의 화두는 단연 '영화광 조영남'이다. 그의 광적이고도 집착적인 영화사랑이 영화인들은 물론 일반 관객들에게까지 감동으로 물결을 친다.
배두나 주연의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정재은 감독)가 조영남의 '외로운 고양이 살리기'에 힘입어 재상영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고양이를 부탁해'는 개봉하자마자 관객들의 외면으로 '실패한 영화'라는 오명을 얻었지만 뒤늦게 인천과 부산에 이어 서울에서도 개봉관 재상영이 확실해져 자존심을 지키게 됐다.
이런 분위기를 이끌어낸 당사자들의 중심에 바로 조영남이 서있다. 조영남은 스포츠조선에 연재중인 자신의 칼럼에 '고양이를 부탁해'의 작품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면서 '고양이 되살리기'에 불을 지폈다.
이어 절친한 후배 전유성과 함께 서울 강남의 씨네하우스에서 '고양이를 부탁해'의 기습 심야시사회로 젊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어냈다. 개그맨 엄용수 김미화 남희석 등이 참석한 '영화도 보고 쇼도 보는 시사회'에는 당초 우려와 달리 400여석의 좌석을 꽉메워 깜짝 놀라게 했다.
조영남의 이런 돌출적인 행동을 두고 영화인들 조차 "작품성 보다는 감각적인 재미만을 추구하는 영화제작자와 관객들이 한번쯤 반성할 필요가 있다" "영화에 대한 순수한 사랑은 이해하지만 흥행과 실패를 혼자만의 열정으로 바꾸기는 힘들다"는 엇갈린 반응을 내고 있다.
'올해 개봉한 대한민국 최고의 작품작'이라는 그의 개인적인 주장과는 별개로 영화제작사나 감독과의 '특별한 관계'(?) 때문이 아닌가 하는 오해가 일기도 했다.

조기종영 '고양이를 부탁해 ' 잇단 홍보 - 조영남 열정에 '살아난 고양이'
"섹스 - 폭력 - 욕설 없이 만든 올 최고작 , 감독과 특별한 관계? ...
쓸데없는 소리"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에 찬사를 보내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이유는 없다. 좋은 영화는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항간에 나도는 것처럼 이 영화와 특별한 관계는 없다. 영화를 보기전까지 제작사가 어디인지 감독이 누구인지도 몰랐다.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혹시 아는 사람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는가.

아니다. 단지 자투리 시간을 때우려고 극장에 들어가 보게 됐다. 두편을 한꺼번에 봤는데 처음 '킬러들의 수다'를 보면서는 실컷 잤다.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음에 본 '고양이를 부탁해'를 통해 모든게 상쇄가 됐다. 이미 신문지면을 통해 얘기를 많이 했으니 더이상의 찬사는 생략하겠다.

도대체 어떤 점이 그토록 감동을 줬는가?

한 마디로 섹스와 폭력, 욕설이 없어도 얼마든지 관객을 휘어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다. 유독 코믹액션이 판친 올해 영화계 상황에선 더욱 돋보였다. 조폭 스타일 영화만 보다 아직 못본 관객이면 꼭 한번 볼만한 영화다. 이 조영남이가 이름을 걸고 추천하는데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참고로 말하면 난 다섯번을 봤다.

그런데 왜 흥행이 안됐다고 생각하는가?

우선 관객들이 접근할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 나만 해도 처음엔 무슨 영화인지 알지를 못했 으니까. 영화사에서 적극적인 홍보를 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좋은 영화를 만들어 놓고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 안타까움이 크다.

씨네하우스에서 심야 기습시사회를 갖게 된 배경은.

후배 전유성에게 '고양이를 부탁해'의 우수성을 말했더니 영화를 보지도 않고 극장을 빌려 시사회를 갖겠다고 했다. 요즘 관객들의 수준으로 봐서 한 20~30명쯤이 오면 다행이다 싶었는데 극장을 꽉 채울 만큼 성황을 이뤘다. 의외였다. 이날 난 너무 기분이 좋아서 관객들 모두에게 술을 사겠다고 선언했다. 한 50명쯤 극장 부근에서 술을 마셨는데 소주값으로 100만원 이상 돈을 내보기는 난생 처음이다.

관객의 입장으로서 영화사랑이 도를 지나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혹자는 만용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난 나의 신념에 따라 행동할 뿐이다. 정재은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 가서 잠깐 만났는데 품위와 예리함을 두루 갖춘 훌륭한 여감독이었다. 기회와 자격이 주어진다면, 그리고 실례가 안된다면 정말 연인이 돼달라는 말을 하고 싶은 여자였다.

<자료제공 :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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