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홍재희, 홍주희, 김경순, 홍준용
장르: 다큐멘터리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90분
개봉: 4월 24일
시놉시스
컴맹이었던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기 전 1년간 둘째 딸에게 43통의 메일을 보냈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마친 뒤, 다시 열어본 메일에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가족 모두에게 건넨 자신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한국전쟁, 월남전, 88올림픽, 그리고 아파트 재개발 광풍 등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질곡마다 아버지의 발자국은 작지만 분명한 흔적을 남겼다. 그리고 아버지의 걸음이 흔들릴 때마다 가족의 삶도 함께 흔들렸다. 아버지의 삶은 딸의 가족사인 동시에 대한민국의 시간이었던 것. 아버지는 어떻게 살았고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리고 왜 가족들은 그에게 한 번도 묻지 않았던 것일까? 이제야 딸은 아버지의 편지에 답장을 보내려고 한다.
간단평
개인을 통해 역사를 본다지만 이를 형상화해 스크린에 옮기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다. 하지만 홍재희 감독은 타고난 이야기꾼으로서 스토리의 탄탄한 구성과 평범한 딸로서 아버지의 내밀한 기록을 통해 한국전쟁 이후의 역사와 개인의 삶 모두를 스크린에 담는데 성공한다. 홍재희 감독은 가족의 사생활을 스크린에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써 아버지의 삶이 역사의 큰 흐름 속에 매몰되지 않도록 한다. 동시에 감독은 이미 고인이 된 아버지와의 적정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한국 근현대사가 이야기 속 배경으로 스며들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한다. 꿈 속 재연 장면으로 영화를 마무리하며 내러티브의 완결성은 확보했지만, 필요 이상의 가공된 듯한 느낌을 남긴 점은 아쉽다.
2014년 4월 17일 목요일 | 글_최정인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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