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안성기, 배종옥, 공형진, 장항선, 나문희 등 한국 영화사상 최고의 보이스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러브 환타지 애니메이션 <마리이야기> (이성강 감독/ 씨즈엔터테인먼트 제작/ 시네마 서비스 배급)가 안성기, 배종옥, 장항선, 나문희의 1차 녹음을 10월 26일에 마치고 이병헌, 공형진의 2차 녹음이 11월 2일 양수리 종합촬영소 블루캡 스튜디오에서 있었다.
11월 2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진행된 이날 녹음 현장에는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병헌 때문에 몰려든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짧은 테잎만 보고도 무척 아름답고 매력적인 영화라고 느꼈기 때문에 극영화가 아니어도 꼭 출연하고 싶었다" 라고 참여 의사를 밝힌 이병헌은 목소리 녹음은 처음이기에 다소 긴장된 모습으로 현장에 도착했다. 평소 현장에서 캐릭터와 장면 분석을 위해 감독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기로 유명한 이병헌은, 이번 <마리이야기>에서도 예외 없이 이성강 감독과 함께 '남우'의 캐릭터 설정 배경과 감정라인에 대해 진지하고 세밀하게 의견을 나눈 후 녹음 작업에 들어갔다.
캐릭터에 대한 설명과 의견을 충분히 나누어서일까, 남우와 준호역을 맡은 이병헌과 공형진은 집중력 있는 몰입과 감정이 살아있는 생생한 목소리 연기를 보여줘 스탭들의 찬사를 자아냈다. 더구나 스크린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던 두 연기파 배우 '이병헌, 공형진'의 대사 애드립은 녹음실의 분위기를 한층 돋우었으며 파이란에서 최고의 애드립 연기를 보여준 공형진은 NG가 날 때마다 재치있게 순간을 모면해 짧은 시간이었지만 단연 분위기 메이커로 등극(?)했다.
무엇보다 이날 녹음 현장을 더욱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몰고 간 것은 이미 1차 녹음을 마친 안성기의 격려 차 방문. 남우의 엄마를 짝사랑하는 아저씨 '경민'으로 지난 10월 26일 목소리 녹음을 마친 안성기가 양수리 야외 세트장에서 한창 촬영중인 <취화선>의 촬영이 잠시 쉬는 틈을 타, 상투머리에 덥수룩한 수염과 한복을 입은 채로 후배 연기자들의 녹음 현장을 방문한 것. "움직이는 그림에 입을 맞추는 작업이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라며 녹음했던 당시를 떠올리던 안성기는 "재미있으면서도, 아주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는 말로 격려인사를 대신했다. 안성기의 남다른 후배사랑과 <마리이야기>에 대한 배우들의 각별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신비로운 미지의 소녀 '마리'에 대한 바닷가 소년 '남우'의 동경과 사랑을 파스텔톤 가득한 신비로움과 따뜻함으로 담아낸 러브 환타지 애니메이션 <마리이야기>는 약 3년여의 기획, 제작 기간을 거쳐 지난 10월 초 프로덕션의 모든 과정을 끝마쳤고, 11월 2일(금)에 목소리 배우들의 모든 녹음과정을 마쳤으며 음악감독 이병우의 음악작업과 후반편집, 믹싱작업을 거쳐 2002년 1월 중순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