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 있는 링컨 대통령이 도끼를 든 뱀파이어 헌터?’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옮긴 <링컨 : 뱀파이어 헌터>는 다소 황당한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구미를 당기기 충분하다. 근엄할 것 만 같은 링컨이 현란한 도끼 신공으로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모습은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은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선보인다. 뱀파이어들의 목덜미를 공격하는 360도 회전 도끼 액션은 전작의 총알 액션보다 새로움이 떨어지지만, 화끈한 비주얼 쾌감을 전하기에 충분하다. 수천 마리의 말들 위에서 펼치는 호스 체이스 장면이나 질주하는 열차에서 혈전을 벌이는 장면도 눈에 뛴다.
액션은 좋다. 하지만 링컨이 ‘뱀파이어 헌터’로 변모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설명이 부족하다. 비범한 잠재력을 일깨워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원티드>의 웨슬리(제임스 맥어보이)와는 달리, 총 하나 제대로 쏘지 못했던 링컨이 복수심 하나로 액션 히어로가 된다는 설정은 과하다. 이는 도끼 신공이 시간이 지날수록 무뎌져가는 가장 큰 이유다. 링컨이 대통령이 된 후 펼쳐지는 후반부는 액션보다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링컨은 남북전쟁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나자 죄책감에 시달리는데, 뱀파이어 헌터로 활약했던 이미지와 너무 상반된다. 역사와 픽션이 제대로 합일점을 찾지 못해 이야기의 매력이 떨어진다.
3D 영상은 활용면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도끼가 눈앞으로 튀어나오는 듯한 입체감은 잘 살렸지만, 너무 빈번한 나머지 눈에 피로감이 쌓인다. 입체감만 생각한 나머지 공간감은 잘 드러내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제대로 된 3D 매력을 느낄 수 없다.
2012년 8월 27일 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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