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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문제의 발단이자 말썽의 중심은 시조 다람쥐 스크랫(크리스 웻지)이다. 도토리를 향한 무서운 집념으로 맨틀까지 뚫은 스크랫이 지구의 핵을 건드리면서 대륙이 갈라지기 시작한다. 심상치 않은 대륙 이동으로 맘모스 매니(레이 로마노)는 가족과 생이별하고 나무늘보 시드(존 레귀자모), 검치 호랑이 디에고(데니스 레리)와 망망대해에 떨어진다. 이들 앞을 빙하 해적단 거트(피터 딘클리지) 일행이 막아서면서 가족과의 거리는 점점 요원해진다.
이번 시리즈는 아버지 매니가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리는 애니메이션판 오딧세이다. 그리고 어린이 관객을 만족시키겠다는 목표 아래 요소들을 적절히 버무렸다.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막강한 악당의 출현이 느슨해지려는 이야기의 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겨주면서 <캐리비안의 해적>을 첨가한다. 여기에 롤랜드 에머리히표 재난 씬으로 볼거리와 위기를 연주한다. 특히 주된 이야기의 장으로 바다를 살리면서 여름을 겨냥한 어드벤처 영화라는 특성을 부각했다. 이렇게 가족 드라마와 재난 블록버스터, 액션 어드벤처를 정량으로 재고 균형감 있게 분배하면서 안정적인 시리즈 속편을 완성한다.
말하는 동물이 등장한다는 점 외에도 <아이스 에이지>는 여러모로 드림웍스의 <마다가스타>와 겹치는 시리즈다. 주된 코미디와 사건을 다람쥐 스크랫과 펭귄 특공대가 담당한다는 점, 집을 떠나 고초를 겪는 동물이라는 소재가 그렇다. 하지만 근작 <마다가스카 3>가 성인 관객을 타겟으로 시리즈를 재정비했던 반면 <아이스 에이지 4>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저연령층 관객을 위한 볼거리와 이야기를 축조했다. 절묘한 패러디, 성인식 코미디에 욕심 내지 않고 어린이 애니메이션에 충실하겠다는 뚝심으로도 해석된다. 어른도 아이도 사로잡았던 <슈렉> 시리즈가 여러모로 석연치 않았던 <슈렉 포에버>로 유종의 미까지 거두지는 못했던 걸 떠올려보면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는 유별나지 않게 평균의 재미를 보장한다. 다소 루즈한 이야기 패턴에 지루하다가도 교과서에는 안 나오는 대륙이동설의 진짜 원인과 아틀란티스 침몰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여지없이 탄성이 터질 터. 거듭된 속편 속에서 이 정도면 선방이다.
2012년 7월 25일 수요일 | 글_프리랜서 양현주(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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