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변하면 공포영화도 변하는 법. <링>에서 비디오테이프로 전이됐던 공포 바이러스는 이제 컴퓨터 동영상으로 옮겨간다. <미확인 동영상 : 절대클릭금지>(이하 ‘<미확인 동영상>’)의 공포는 동영상에서 출발한다. CCTV, 스마트폰, 웹캠 등 24시간 카메라에 노출되어 있는 현대인들은 누군가 자신의 모습이 찍히고 있다는 찝찝하고도 무서운 경험을 반복한다. 만약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동영상이 업데이트 되고,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다면 그게 바로 공포 아니겠는가. 영화는 동영상을 소재로 우리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현실적인 공포를 영상으로 옮긴다. 김태경 감독은 CCTV에 자신의 모습이 노출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세희나, 자신의 노출된 모습이 찍힌 동영상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정미를 통해 이를 잘 보여준다.
현실적인 공포를 관통한다는 점에서 영화의 기획력은 박수 받을 만하다. 하지만 기획력만으로 90분을 채우기란 힘들다. <미확인 동영상>은 공포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공포의 잔향이 오래 남지 못한다.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단발성 공포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극의 고조가 정점에 다다른 순간에도 휘몰아치는 공포감을 경험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젊은 배우들이 메운다. 박보영은 안정된 연기로 동생을 위험에서 구하려는 언니의 모습을 보여주고, 강별은 죽음에 다다른 공포를 온몸으로 표현한다. 두 호러퀸의 에너지가 너무나 큰 나머지 주원의 영향력은 다소 적은 편이다. 주원을 보고 싶어 극장을 찾은 누님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클 듯하다.
2012년 5월 31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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