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요나 펭귄>은 아버지가 없는 씩씩한 캔디형 소녀가 주인공인 전체관람가 애니메이션이다.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린 타로가 모처럼 어린이용 동화에 도전한 결과물이다. 린 타로 감독은 데즈카 오사무와 긴 인연을 맺고 있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대표주자로 71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은하철도 999> <메트로폴리스>로 일본다운 정서를 애니메이션 장르에 안착시켜왔고 그 행보는 지금도 유효하다. 그 현재진행형의 만화가 <요나요나 펭귄>이다. 이 전체관람가 애니메이션은 착하디착한 이야기를 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영화의 그림체는 CG애니메이션이라는 사실을 종종 까먹을 정도로 원화가 그대로 펼쳐지는 인상을 준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이 초당 24프레임으로 제작하는 것과 달리 <요나요나 펭귄>은 <철완 아톰> 이래로 고수해온 초당 8프레임 내외의 리미티드 방식을 고수했다. 이 방식은 실사에 가까운 움직임보다는 애니메이션다운 그림체와 따뜻한 색채 그리고 감성으로 저패니메이션만의 세계를 구축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보인다. 3차원의 영화라기보다는 2차원의 동화책을 활동사진으로 보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이 때문이다.
74년도 버전의 <우주전함 야마토> <은하철도 999> <메트로폴리스>로 이어지는 일본 전통적 메카니즘이 린 타로 월드의 특징이자 세계관이었다면, 이번 영화는 일종의 도전으로 보인다. 철학적인 사고와 디스토피아적 풍경이 지배했던 지금까지의 행보와 달리 한층 밝아졌고 단순해졌으며 어린이에게 친화적인 텍스트다. 비밀 친구가 기묘한 세계로 인도한다는 애니메이션의 법칙이 적용되고 악의 무리로부터 마을을 구출해야 한다는 임무가 평범한 소녀를 영웅으로 만든다. 최근 좀처럼 만나기 힘든 권선징악이 명징한 애니메이션으로 순수한 감성을 환기한다. 왕따가 된 친구를 감싸 안고 용서해주는 일화들은 교훈적인 동화로 안성맞춤이다. 성인관객을 포용하기 보다는 어린이 관객과 소통에 중점을 둔 전통 애니메이션으로 읽어야 할 것 같다. 지브리나 가이낙스가 매번 강한 정체성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요나요나 펭귄>은 매드하우스의 다양성을 재확인 시켜준다.
2012년 1월 11일 수요일 | 글_프리랜서 양현주(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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