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디
사람이 사람을 키운다, 그것도 애완동물처럼 애정을 듬뿍 주면서. 그간 다양한 로맨틱 코미디를 통해 내공을 다진 김하늘은, 이번에도 제 역할을 잘 해낸다. 어떤 성인 남자배우가 펫과 어울릴까 하던 의문은, ‘근짱’ 장근석이 펫과 90% 이상의 싱크로율을 보이며 우려를 불식시킨다. 영상이 화사하고 해사해서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전체적으로 예쁘다. 그런데 어딘지 모를 억지스러움이 느껴진다. 만족스럽게 풀어내지 못한 무리한 설정 탓일까. 아니면, 따로 보면 괜찮은 요소들의 궁합이 생각보다 별로였던 걸까. 영화 속 여주인은 남성 펫을 길들일지 모르겠지만, 영화가 관객을 길들일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무비스트 유다연 기자)
최근 한국을 넘어 일본까지 주가가 급상승한 장근석과 <블라인드>로 연기에 물이 올랐다는 평을 들은 김하늘, 두 배우의 조합만으로도 <너는 펫>은 일단 관심대상이다. 핫한 배우들이 펼칠 달콤한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하는 건 굳이 두 배우의 팬이 아니더라도 당연해 보인다. 특히 장근석 같은 ‘펫’을 두고 싶어하는 건 이 시대 누나들의 ‘로망 중의 로망’ 아니겠는가. 그런데 영화는 참 밋밋하다. ‘주인’ 지은이(김하늘)와 ‘펫’ 강인호(장근석)의 ‘애완 놀이’는 판타지와 현실 속에서 갈팡질팡한다. 판타지와 현실의 접점을 찾으려 노력하지 말고, 설정 자체에서 오는 판타지에 더 집중해 뚝심있게 밀고 나갔으면 어땠을까 싶다. 관객들은 고려하지 않고, 영화 속 지은이와 강인호만 신나게 웃고, 사랑하고, 떠드는 격이다. 더욱이 지은이가 다시 찾아온 첫사랑과 ‘펫’ 사이에서 갈등하다 결국 ‘펫’을 선택하게 된다는 고리타분한 스토리는 넌센스다.
(노컷뉴스 황성운 기자)
2011년 11월 2일 수요일 | 글_유다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