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에서 숨 쉬는 물고기, 물고기 대신 타이어를 먹는 백상어… <쥴리의 육지 대모험>은 엉뚱한 상상이 뒷받침 돼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다. 캐릭터들의 실감나는 표정과 바다를 표현한 영롱한 색감, 아기자기한 이야기는 영화의 강점이다. 육식을 하지 않는 상어가 등장하고 바다를 무대로 한 애니메이션이란 점에서 얼핏 <니모를 찾아서>가 연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쥴리의 육지 대모험>은 아들에 대한 부정을 그린 <니모를 찾아서> 보다 이야기 규모가 작다. 제목이 말하는 ‘대모험’이라 하기엔, 얼개가 약한 것이다. 또,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끼워 넣겠다는 의도는 좋으나, 난데없이 등장하는 공장 유출 폐수 씬 같은 경우는 좀 당황스럽다. 관람 후 바다 느낌 물씬 풍기는 배경음악이 남지 않는다는 점도 아쉽다. ‘개콘 식 더빙’을 은근히 기대하게 만든 김병만(빅), 류담(옥토), 이영아(쥴리)의 목소리연기는 정직하기만 하다.
<쥴리의 육지 대모험>은 마냥 사납고 드셀 것 같은 상어에 대해, 쥴리와 빅 캐릭터로 이미지 반전을 꾀한다. 이들의 우정이 잔잔히 깔린 바다 이야기는 교육적이며, 상상력에 기인한 캐릭터 설정은 신선하다. 그러나 어린 관객의 눈높이만 고려했을 뿐, 부모 관객층은 외면한 느낌이다. 영화등급은 ‘전체 관람가’지만, 어쩐지 ‘아이 관람가’ 같은 기분이 드는 것. 이야기가 아이의 머리와 눈을 만족시켰다면, 영상과 사운드에 임팩트를 더해 심심하고 유아스러운 느낌을 중화시킬 수도 있지 않았을까.
2011년 9월 7일 수요일 | 글_유다연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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