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라이프>는 2009년 10월부터 12월까지 10부작으로 방영한 TV 다큐멘터리 시리즈 ‘LIFE’를 재편집해 극장판으로 제작됐다. 총 4년의 제작기간과 4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는 지구에서 인간과 함께 살고 있는 동물들의 다양한 삶의 여정을 보여준다. 특히 부모의 사랑, 양육강식, 짝짓기 등 각 주제에 맞는 동물들이 등장한다. 남극에 사는 웨델물범은 새끼를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코모도왕도마뱀은 자신보다 큰 물소를 잡아먹으며, 다윈사슴벌레는 짝짓기를 하기 위해 수컷끼리 싸우는 등 신비로운 자연의 세계가 펼쳐진다.
BBC는 자연 다큐멘터리 장인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다양한 삶의 방식을 갖고 있는 동물들에 맞는 촬영기술을 선보인다. 영화는 초고속 카메라를 비롯해 항공촬영, 수중촬영 등을 시도해 동물들의 생동감 있는 움직임을 영상으로 옮긴다. 하지만 <원라이프>는 2009년에 개봉했던 <오션스>와 마찬가지로 내레이션이 영화의 감흥을 떨어뜨린다. 영국에서는 <007> 시리즈의 다니엘 크레이그가 맡았던 것과는 다르게 국내에서는 ‘1박 2일’의 이수근과 <해운대>의 김유정이 내레이션을 담당했다. 방학시즌에 아동 관객을 끌어 모으기 위한 방편으로 이수근과 김유정을 캐스팅한 건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난데없이 ‘개그 콘서트’의 유행어가 남발되는 대화식 내레이션은 동물의 왕국을 설명하는 안내자 역할로는 부족해 보인다. <지구>의 장동건, <아마존의 눈물>의 김남길처럼 1인 내레이션이 그리워진다.
2011년 8월 17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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