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짚고 넘어가자. <트랜스포머 3>는 3D 영화가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3D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영화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권유로 첫 3D 영화를 만든 마이클 베이 감독은 3D를 시리즈의 새로운 무기로 장착한다. 단 현실 가능성에 맞게 활용한다. <트랜스포머 3>를 <아바타>와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그건 상이한 제작기간 때문. 5년의 제작기간을 거쳐 완성한 <아바타>와 달리 <트랜스포머 3>의 제작기간은 2년 남짓이다. 아무리 <아바타> 3D 제작팀과 함께 작업했다 하더라도 그만큼의 3D 효과를 내기에는 역부족인 셈.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이클 베이는 3D 실사촬영과 3D 컨버팅 영상을 고루 배치한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트랜스포머 3>의 3D 영상은 좋은 평가를 내릴 만하다. 일단 ‘오토봇’과 ‘디셉티콘’이 격전을 벌이는 시카고 시가지전은 이 영화가 왜 3D 안경을 쓰고 봐야 하는지를 두 눈으로 확인시켜준다. 영화는 <아바타>처럼 입체감보다는 공간감을 우선시 한다.(감독은 영화 초반 우주 공간 장면부터 이를 잘 나타낸다.) 빌딩이 빽빽하게 솟아있는 도심지 전투 장면은 3D 영상의 깊은 공간감이 도드라진다. 악당 쇼크웨이브가 건물을 휘감는 장면이나, 솟아있는 빌딩을 피하며 적과 싸우는 옵티머스 프라임의 액션 등은 이를 잘 나타낸다. 또한 실제 3D 카메라를 매달고 부감숏으로 촬영한 ‘윙 수트’ 장면은 관객이 직접 뛰어내리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40도 기울어진 빌딩 안에서 벌어지는 액션 등 컨버팅 작업을 거쳐 3D 영상으로 변환된 장면은 3D 실제 촬영 장면과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문제는 152분이나 되는 러닝타임이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허술한 이야기로 질타 받았던 2편의 수모를 되갚고자, 초반부터 이야기의 견고함을 다진다. ‘아폴로 11호’ 달 착륙에 숨겨진 로봇들의 비밀, 샘과 칼리의 애정문제가 부각되면서 이야기의 짜임새를 보여주려 한다. 그러나 이는 러닝타임을 길게 만드는 주범이 된다. 간간이 위트 넘치는 장면이 삽입되지만 긴 시간의 장벽을 무너트릴 무기는 되지 못한다. 또한 긴 시간동안 펼쳐지는 로봇들의 스펙터클한 액션은 점점 무뎌져간다. 특히 로봇들의 육탄전보다는 총격전으로 구성된 액션 장면은 전작에서 느꼈던 생동감이나 쾌감을 찾아볼 수 없게 만든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트랜스포머 3>를 본다면 3D 버전으로 관람하기를 권한다. 물론 콧잔등을 짓누르는 3D 안경의 불편함과 서서히 몰려오는 눈의 피로를 견뎌야 하겠지만 말이다.
2011년 6월 28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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