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악당 ‘벳빅스’는 모든 것을 좀비로 만들어 버리는 광선총을 훔치기 위해 돌콘 행성으로 쳐들어간다. 광선총만 있으면, ‘카툰월드’ 사람들을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돌콘의 슈퍼히어로 ‘가주카’가 광선총의 핵심 부품을 갖고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그가 당도한 곳은 먹는 게 취미고, 자는 게 특기인 가필드의 집. 가필드는 악당들로부터 우주를 지키기 위해 ‘가주카’를 돕기로 한다.
게슴츠레한 눈과 뿔룩 튀어나온 뱃살, 귀차니즘의 대명사 가필드는 여전히 귀엽고, 반갑다. 전 세계 사람들이 제일 많이 본 만화로 기네스북에 오른 고양이라는 사실이 증명하듯, 가필드라는 캐릭터 자체가 이 영화가 지닌 가장 큰 무기다. 하지만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기엔, 이야기가 너무 안일하다. 선한 캐릭터는 멋있게, 나쁜 캐릭터는 일그러지게 그린 1차원적 접근은 둘째 치고, 다음 전개 자체가 빤히 보인다. 초저학년용으로는 나쁘지 않지만, 그 이상은 글쎄. 픽사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으로 눈높이가 업그레이드 된 아이들의 변화를, 이 영화는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3D 입체 효과도 크지 않다. 3D 자체 기술보다 대기 원근법(물체가 멀어짐에 따라 물체윤곽이 희미해지는 현상에 바탕을 두고 원근감을 나타내는 회화표현법) 기술이 더 도드라지는 건, 3D 입체 애니메이션으로서 자존심이 상할 부분이다. 기술 탓인지, (시사회가 열린)극장 탓인지, 필름 탓인지 모르겠지만 입체 화면도 살짝 겹친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자칫 ‘애니메이션=3D’라는 대세에 억지로 맞춘 프로젝트로 보일 위험도 있다. 영화는 <가필드-마법의 샘물> <가필드 겟츠 리얼>의 스토리 보드를 담당했던, 한국인 이원재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2011년 1월 21일 금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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