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라고 했던가. 음악가이자 작곡가인 아버지와 함께 피아노를 치던 어린 앙드레(귀욤 르봉)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현란한 피아노 실력을 선보인다. 아들의 숨겨진 재능을 알아본 앙드레의 부모는 곧바로 공연 날짜를 잡는다. 무대에서 놀라운 연주를 보여준 그는 이후 ‘리틀 모차르트’라 불리고, 세계 주요 도시를 돌며 공연을 펼친다. 어느덧 성인이 된 앙드레(파트릭 드롤레)는 피아니스트가 아닌 작곡가로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피아노 실력에만 환호를 보낸다. 그는 이런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매일 술을 마신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 앙드레는 처음으로 삶의 행복을 느낀다. 그러나 어머니의 반대로 이별을 맞이한 그는 결국 헤어날 수 없는 나락의 길로 빠진다.
<앙드레 마티유>는 모차르트의 생애를 담은 <아마데우스>와 그 궤를 같이 한다. 이들이 어린 나이에 피아노를 치는 신동이었다는 점과 시간이 지날수록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점은 케이블 TV 프로그램 ‘비틀즈 코드’에 나가도 될 만하다. “신동은 부모의 풍부한 상상력의 소산”이라는 프랑스 영화감독 장 콕토의 말로 시작한 영화는 실제 앙드레 마티유의 삶이 모차르트처럼 키우고 싶어했던 부모의 욕심 때문에 행복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부모의 과욕으로 인해 어렸을 때부터 여러 곳을 다니며 연주를 했던 모차르트. 그는 언제나 아버지를 위한 삶을 살았고, 35살의 나이에 죽음을 맞이했다. 앙드레도 마찬가지다. 그의 천재적인 재능을 알아본 아버지는 다양한 교육을 위해 힘쓰지만, 그의 어머니는 어떻게 해서든 더 어린 나이에 데뷔해 커다란 명성과 많은 돈을 벌기를 재촉한다. 모차르트처럼 앙드레도 39살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다.
그러나 영화는 <아마데우스>처럼 감동의 전율이 느껴지지 않는다. <앙드레 마티유>는 음악가를 소재로 이야기를 구성했지만,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남자의 심리에만 집중한다. 또한 다소 생소한 그의 이름과 함께 그가 작곡한 ‘낭만적 랩소디’ 또한 자주 접한 곡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듣는 즐거움이 반감된다. 만약 영화를 본다면 앙드레 마티유의 삶과 그가 작곡한 음악을 미리 들어보는 게 필요할 듯하다.
2011년 1월 10일 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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