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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시리즈, 괜찮지 않은 3D 입체효과 (오락성 7 작품성 5)
나니아 연대기: 새벽 출정호의 항해 | 2010년 12월 3일 금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 시리즈를 필두로 판타지 장르 영화들은 세계 영화 흥행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 역시 그렇다. 철저하게 동화적인 판타지를 내세운 <나니아 연대기>는 아이들을 겨냥한 이야기에 최첨단 그래픽을 장착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시리즈로 거듭났다. 특히 세 번째 이야기인 <나니아 연대기: 새벽 출정호의 항해>(이하 ‘<나니아 연대기 3>’)의 경우는 원작 팬들 사이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았던 작품으로, 영화화에 대한 기대가 어떤 때보다 컸다.

나니아에서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온 루시(조지 헨리)와 에드먼드(스캔다 케이니스). 현실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던 이들은 우연한 기회에 다시 나니아로 가게 된다. 방에 걸려있던 그림에서 물이 쏟아지면서 루시와 에드먼드, 그의 사촌 유스터스(윌 폴터)가 나니아의 세계로 떨어진 것. 캐스피언 왕(벤 반스)의 새벽 출정호에 몸을 실은 이들은 새로운 모험을 시작한다. 론 제도에 도착한 일행은 알 수 없는 푸른 안개가 발생하고 이 안개로 인해 사람들이 사라지는 사건에 대한 얘기를 듣는다. 안개의 정체는 영주들이 흩어지면서 세력이 약해진 틈을 타 창궐한 악의 기운.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일행은 사라진 사람들과 나니아를 구하기 위해 일곱 영주의 검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위기의 나니아를 용기와 지혜로 구했던 루시와 에드먼드는 어린 아이 취급만 받는 현실이 무료하다. 게다가 얹혀살게 된 친척 집의 사촌 유스터스는 고약하게만 군다. 하지만 우연하게 유스터스와 함께 다시 나니아로 오게 된다. 제작진은 이번에도 나니아로 들어가는 순간에 많은 공을 들였는데, 바다 그림의 액자에서 물이 쏟아져 나오고 이 물이 방을 가득 채워 나니아와 연결 고리를 만들게 했다. 원작자인 C.S. 루이스의 아이디어였지만 제작진은 3D 효과와 판타지 느낌을 잘 살린 비주얼로 흥미로운 영상을 만들어냈다. 나니아로 넘어온 일행이 캐스피언 왕과 함께 떠나는 모험 역시 비주얼 효과가 탁월하다. 판타지와 동화가 결합된 세계에 긴장감 넘치는 액션까지 잘 섞어 장르적인 특징과 시각적인 쾌감을 선사한다.

기본적으로 아동 판타지 영화들은 이야기가 복잡하지 않다. 단순한 이야기는 곁가지를 치지 않고 정해진 방향을 향해 나아가며, 인물들은 어떠한 난관에 봉착하더라도 결국 모든 위기를 넘기고 해피엔딩을 맞이 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교훈을 얻고 성장한다. 특히 <나니아 연대기 3>는 영주의 검을 찾기 위해 떠나는 모험을 바탕으로 주인공들이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번 시리즈는 유혹과 그 유혹의 극복이 중심 소재로 사용됐는데, 에드먼드가 금에 현혹돼 캐스피언 왕과 대결을 벌이기도 하고 유스터스 역시 보물을 탐내다가 용으로 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모두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반성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판타지 영화답게 비주얼에서는 만족스러운 요소가 많다. 바다와 섬을 만든 배경 CG는 물론 특별하게 제작된 새벽 출정호의 위용은 영화의 무게중심을 잘 잡아준다. 마법사의 도서관 장면이나 정원의 외다리 난쟁이, 유스터스가 변한 용, 거대한 바다뱀 등의 다양한 비주얼에 화려한 CG가 더해져 많은 볼거리를 준다. 게다가 이번 시리즈는 3D 입체영화로 완성됐다. 하지만 2D로 촬영한 후에 컨버팅 작업을 거쳐 3D로 완성시킨 탓에 입체적인 완성도는 다소 떨어진다. 전체적으로 3D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아 눈에 띄는 입체감이 많지 않다. 영화 초반, 방이 물에 잠기고 이를 통해 나니아의 세계로 들어가는 장면 정도에서 입체감과 공간감 등의 효과가 느껴질 뿐, 이후 대부분의 장면에서는 형식적인 3D 효과만 넣어 2D와 큰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나니아 연대기 3>는 신나는 모험과 아이들의 성장이라는 아동 취향적인 주제를 지니고 있다. 사자 왕, 말하는 생쥐, 마법의 검, 거대한 바다 뱀 등 영화의 주요 요소들 역시 동화적인 판타지에서 기인한다. 여기에 이야기의 전개나 사건도 남녀노소가 모두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의 판타지 영화들이 단조로운 이야기와 이를 보완하는 첨단 그래픽으로 대표된다지만, 장르의 성격이 전체 관람가라는 특정한 등급 안에서만 드러난다는 생각이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은 아니다.

2010년 12월 3일 금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 중 이야기나 비주얼이 가장 좋다.
-모험을 겪으며 스스로 성장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는 것도 흐뭇.
-세트와 CG, 아이디어 모두 판타지 장르에 잘 부합한다.
-너무 아동취향의 이야기라 어른들이 보기에는 다소 따분하다.
-비주얼은 좋지만 이야기가 단순하니 112분 동안 그림만 봐야 하나.
-3D 입체감은 많이 아쉽다. 컨버팅 3D 입체영화의 한계가 여실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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