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구와 도라에몽은 가공수면펌프를 이용해 온 동네를 바다로 만들고 그 안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그 곳에서 5천년 전 지구로 온 인어족 공주 소피아를 만나게 된다. 진구와 도라에몽은 인어옷을 입고 소피아 공주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갑자기 나타난 곰치에게 습격을 당하고 이슬이 납치를 당한다. 이런 와중에 도라에몽 일행은 인어검의 전설을 알게 된다. 인어검을 가진 자는 바다 세계를 정복할 수 있다는 것. 이에 괴어족의 왕 부이킹 역시 인어검을 노린다. 진구와 도라에몽은 인어검을 찾아 이슬이를 구해고 바다의 평화도 지켜야 한다.
<도라에몽>은 철저히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얘기되어야 한다. 물론 3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도라에몽> 시리즈를 보며 함께 성장한 성인들도 있지만, 이 애니메이션의 최대 장점은 새로운 아이들 팬을 꾸준히 확보한다는 점이다. 오락성과 작품성 역시 그런 기준에서 매겨졌다. <도라에몽>은 아이들이 좋아할 요소를 많이 지니고 있다. 온 마을이 갑자기 물에 잠겨 바다가 된다거나 도라에몽의 신기한 능력으로 재미있는 상황이 펼쳐지고, 결국에는 정의가 승리한다는 내용 자체도 그렇다. 여기에 친근하게 다가오는 캐릭터들의 모습이나 행동, 아이들의 웃을 만한 코믹한 코드도 눈길을 끈다.
하지만 <도라에몽>이 한국에서도 큰 성공을 거둘지는 의문이다. 일본에서는 ‘미키 마우스’를 제치고 최고의 인기 캐릭터로 등극 했다지만, 일본 고유의 캐릭터와 문화가 한국에서도 그렇게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킬 것인가는 확언하기 어렵다. 도라에몽에 대한 역사와 전통이 일본만큼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디즈니-픽사와 드림웍스 등의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어른들에게는 유치하게 보일 수도 있으니 필히 ‘동심’을 지참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선입견을 없애고 본다면 <도라에몽>은 아이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다. 특히 진구와 도라에몽 외에 친구들과 바다 속 인어족, 괴어족의 왕 등 다양한 캐릭터가 웃음과 교훈을 준다. 각자의 특징을 잘 살린 캐릭터들은 독특한 소품으로 재미를 더하고, 정의가 승리한다는 해피엔딩 역시 쾌감이 있다. 비록 CG 애니메이션에 비해 디테일이 떨어지고 전체 주변 배경도 엉성하게 보이지만, 이마저도 왠지 귀엽고 정감이 간다.
2010년 7월 26일 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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