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벡 로니스콧 라이브>는 AT9 Cine Live가 개봉하는 두 번째 콘서트 영화다. AT9 Cine Live는 극장에 맞는 최적의 음향시스템을 바탕으로 공연 실황을 즐기는 디지털 씨네 콘서트를 말한다. 독자적인 기준을 적용한 한국형 극장 인증 규격 AT9을 앞에 단 Cine Live는 극장에 가장 적합한 음향과 화질을 구현해 실감나는 콘서트 영상을 보여주는 새로운 장르다. 작년 <퀸 락 몬트리올> 개봉에 이어 AT9 Cine Live는 <제프 벡 로니스콧 라이브>를 극장에서 상영한다. <퀸 락 몬트리올>에서 임팩트 강한 대형 콘서트의 묘미를 만끽했다면, <제프 벡 로니스콧 라이브>는 소극장의 아기자기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미 DVD와 블루레이로 발매된 영화는 음의 레벨과 노이즈, 잔향음, 음향기재, 스피커 설정위치 등 섬세한 작업을 통해 극장상영만의 차별성을 보여준다. 이런 하드웨어의 뒷받침은 실제 콘서트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만든다.
영화의 주인공인 제프 벡은 에릭 클랩튼, 지미 페이지와 함께 세계 3대 기타리스트라 불리는 뮤지션. 그는 미국의 팝 전문지 ‘롤링스톤’지가 뽑은 ‘시대를 아우르는 100인의 기타리스트’ 중 14번째로 선정된 인물이기도 하다. 영화는 2007년 11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의 재즈 클럽 로니스콧에서 열린 제프 벡 콘서트 실황을 담았다. 총 21곡의 음악으로만 채워진 영화는 기타를 장난감 다루듯 노는 그의 모습과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은 기타 연주 실력, 그리고 관중을 압도하는 퍼포먼스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더불어 에릭 클랩튼과의 협연, 영국의 실력파 가수 조스 스톤, 이모젠 힙과의 공연으로 흥겨움을 더한다.
<제프 벡 로니스콧 라이브>의 연출은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프로듀서인 스튜어트 왓츠가 맡았다. 그는 넷 킹 콜, 안드레아 보첼리, U2 등 다양한 뮤지션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어왔던 감독이다. <제프 벡 로니스콧 라이브>는 음악이 8할을 차지하는 작품이지만 영상도 한 몫을 한다. 감독은 제프 벡의 현란한 손놀림을 카메라로 담는 동시에 60대임에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내뿜는 그의 모습도 주시한다. 생글생글 웃으면서 세션맨들과 호흡을 맞추고 각각의 뮤지션들과 흥겹게 공연을 하는 모습은 마치 기타를 치는 재미에 푹 빠진 소년처럼 보인다. 이처럼 음악과 영상의 합일은 영화의 보고 듣는 재미를 모두 충족시킨다.
하지만 <제프 벡 로니스콧 라이브>는 제프 벡을 아는 관객과 모르는 관객 모두 100% 즐기기에는 아쉬움을 남긴다. 평소 제프 벡의 음악을 좋아하는 관객들은 음악에 심취해 박수도 치고 환호성도 지르고 싶지만, 그 마음을 억눌러야 한다. 이와 반대로 제프 벡의 음악을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100분이란 러닝타임이 지루하게만 느껴질 것이다. 다만 극영화가 아닌 콘서트를 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새로운 경험은 관객의 구미를 당기기에는 충분하다. 더불어 영화 속 객석에서 제프 벡의 연주에 심취한 지미 페이지와 존 본조비 등 유명 뮤지션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2010년 7월 19일 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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