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한 여고생의 생명력에 대한 이야기이고 ‘섬머워즈’는 시골에 사는 한 가족의 생명력에 대한 이야기이다. -호소다 마모루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타 이사오 이후의 독창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애니메이션 작가를 찾아보기 힘든 일본에서, 호소다 마모루라는 이름은 확실히 주목할 만하다. 가상 세계라는 비슷한 소재를 다루었지만. 좀 더 사이코 미스터리 장르에 경도된 곤 사토시나 철학적인 질문으로 점철되어 있는 오시이 미모루의 장편 애니메이션들에 비하면. 호소다 마모루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나 [썸머워즈]의 이야기는 쉽고 가볍지만 주제는 탄탄하고, 대중과 소통할 수 잇는 서정적인 온화함이 두드러지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전작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 ‘타임 리프’라는 SF적인 소재를 소녀의 심리 멜러물과 결합시켰던 것처럼, 호소다 마모루는 [썸머 워즈]에서는 ‘가상 공간 속의 싸움’이라는 SF적인 소재를 대가족제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일본식 홈 드라마와 연결시켜 놓는다. 다른 가족 멜러 드라마처럼 [썸머 워즈]의 가족들 역시 균열의 양상을 지니고 있다. 그런 가족들이
외부의 위기(이 영화에서는 네트워크를 파괴하려는 군사용 프로그램의 도전)를 함께 극복해
나가면서 단단하게 결속되어 간다.
영화의 전반부에서 무심하게 게임에만 집중하고 있는 아이들이나 각자의 관심사에만 집중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들의 균열돤 관계를 슬쩍 보여주는데, 이렇듯 서로 무심했던 이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상대방과 맞서 싸우는 클라이막스 장면은 정겨우면서도 흥겹다. 결코 설명이 쉽지 않은 가상 공간과 현실과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풀어나가는 호시노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데, ‘외적’과 맞서 싸워 온 전통을 지닌 나가노 지방의 사무라이 집안의 후예라는 가족들의 연대감, 화려한 비주얼의 가상 공간과 현실적이고 차분한 톤의 현실 공간의 시각적 대비, 죽음을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동양인의 정서 등의 요소들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파스텔톤의 영상이 깔끔하게 구현되는 DVD의 영상 퀄리티는 최신 애니메이션답게 시원 시원하다. 돌비 디지털 스테레오를 구현하는 음향 역시 별다른 약점을 찾기는 어렵다.
서플먼트 역시 풍부한 편인데, 본편이 수록되어 있는 첫 번째 디스크에는 감독인 호소다 마모루감독과 주인공들의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들이 참여한 음성 해설이 수록되어 있다. 나레이터인 후쿠가와를 비롯하여, 주인공인 코이소 겐지의 목소리를 연기한 소년 배우 카미키 류노스케와 히로인인 시노하라역의 사쿠라바 나나미 그리고 사쿠마역의 요쿠카와 다카히로가 참여했다. 대체로 어린 배우들이 참여하고 있어, 감독이 전체적인 음성 해설을 리드하며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잦은 편이다. 서플먼트가 수록된 두 번째 디스크에는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들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 후시녹음 진행 중에 행해진 인터뷰로, 카미키 류노스케, 사쿠바라 나나미, 후지 스미코, 타니무라 미츠키, 사이토 아유무 등 5명의 배우들의 인터뷰가 각각 5분여 정도씩 해서 총 22분 정도의 동영상이 수록되어 있다. 감독의 비전과 생각을 듣고 싶다면, 2009년 8월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 참여했던 당시의 인터뷰 영상(13분 2초)이 들어 있다. 그 외에도 2009년 7월에 행해진 ‘제작보고 무대 인사’(19분 56초) 등이 수록되어 있으며, 편집이 조금씩 다른 3편의 극장 예고편과 8개의 TV스팟이 수록되어 잇다.
썸머 워즈 Summer Wars
감독 : 호소다 마모루
주연 : 카미키 류노스케, 사쿠라바 나나미
오디오 : 일본어 Dolby Digital 2.0
자막 : 한국어, 일본어
상영시간 : 115분
화면포맷 : 1.85:1 Anamorphic Widescreen
등급 : 전체 관람가 지역코드 3
제작사 : CJ엔터테인먼트
출시일자 : 2010-06-17
서플먼트 : 호소다 마모루 감독 & 캐스트 코멘터리 / 극장예고 / TV 스팟 모음집 / 캐스트 인터뷰 (카미키 류노스케, 시쿠라바 나나미, 후지 쥰코, 타니무라 미츠키, 사이토 아유무) / 완성 무대인사 in 도쿄 신주쿠 발트9 / 호소다 마모루 감독 인터뷰 in 로카르노 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