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웍스가 3D 입체 애니메이션에 올인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픽사를 이기겠다고 무리수를 두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애니메이션에 3D 바람을 일으키겠다며 <몬스터 vs 에이리언>을 내놨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3D의 광풍으로 <아바타>를 기억한다. 뭐 실사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차이일 수도 있지만, 드림웍스에게는 심기일전하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는 <드래곤 길들이기>를 내놨다. 그리고 일단 미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내용이야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인간과 동물의 교감, 아버지와 아들의 화해, 그래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와 같은 애니메이션다운 이야기지만, 3D 입체영상에서는 뭔가 사고를 쳤다.
<드래곤 길들이기> 시사회는 CGV 용산 IMAX관에서 열렸다. 이 영화의 3D적 완성도를 드러내기 위해서 IMAX 3D에서 시사회를 한 것은 홍보사의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영화의 홍보를 맡은 영화인은 티켓을 주면서 “<아바타>보다 나아요.”라고 했다.(<아바타> 역시 영화인이 홍보했다.) 설마 싶었지만, 영화가 시작되고 나니 어떤 의미에서는 맞는 얘기였다. 용을 타고 하늘을 나는 장면은 실제로 하늘을 나는 듯 짜릿했다. 스쳐 지나가는 산과 바다에 부딪힐까봐 몸을 피할 정도다. 인물들의 대화 장면, 배경과 사물 등 공간 디자인, 화려한 용의 움직임, 수중 촬영과 전투 장면 등의 입체감은 감히 지금까지 나온 3D 입체영화 중 최고라고 할만 하다. “3D 입체영화가 뭐가 그리 대수야?”라고 생각하는 관객에게 절대 강추다. <드래곤 길들이기>를 보면 왜 전 세계가 3D 때문에 이 난리를 치는지 알게 될 거다.
● 한마디
지금까지 나온 3D 입체영화를 비웃기라도 하듯 거의 궁극에 가까운 입체감을 자랑한다. 남녀노소 모두가 봐도 무난한 영화의 스토리는 확실한 대중성을 보장하고, 여기에 입체영상으로 등급 업그레이드까지 했으니, 이후에 나올 3D 입체 애니메이션들은 일단 긴장해야 할 거다.
(무비스트 김도형 기자)
‘포스트 <아바타>’ 그 이상. 3D 기술력의 정점에 다다른 듯한 느낌. 특히 각각의 드래곤이 보여준 감정 표현과 섬세한 동작들은 <아바타>를 능가한다. 스토리 라인은 크게 새로운 건 없지만 지루함 없이 마음껏 즐기기엔 충분하다.
(노컷뉴스 황성운 기자)
픽사가 늘 수준 이상의 성적을 유지하는 우등생이라면 드림웍스는 재능은 뛰어나지만 게으른 우등생 같다. <드래곤 길들이기>는 다행히도 드림웍스의 ‘좋은 예’에 해당한다. 가능하다면 최대한 지갑을 열어라. 가장 큰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3D 입체영상으로 관람할 때 만족도는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감동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교과서적인 작품이라 추천할만하다.
(beyond 민용준 기자)
용과 바이킹, 아이들이 좋아할 소재다. 그런데 <드래곤 길들이기>는 의외로 진지한 의미를 전하는 애니메이션이다.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성찰이 돋보이면서도 애니메이션 특유의 재미도 잃지 않는다. 용과 함께 하는 비행장면 등 3D 입체영화로서도 매우 만족스럽다.
(조이씨네 장병호 기자)
2010년 4월 27일 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