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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외로움을 채우기 위한 그들의 몸부림
도와줘, 에로스 | 2010년 3월 15일 월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경제 위기 속에서 주식 투자에 실패한 아지에(이강생). 본전이라도 뽑기 위해 주식 데이터를 바라보고 있지만 희망은 벌써 물 건너간 상태다. 공허한 마음을 채우는 건 연신 피워대는 마리화나와 언제나 자신에게 삶의 의지를 북돋아주는 상담원 치이(제인 리오)의 목소리뿐. 아지에는 매일 자신의 옷장에 마리화나를 키우며 점점 환각에 취하고, 매번 전화를 걸어 치이의 달콤한 목소리에 취한다. 그녀에게 사랑을 느낀 아지에는 이내 데이트를 신청하지만 번번이 거절당한다. 그 대신 아지에는 아래층에서 섹시한 옷을 입고 남성들에게 빈랑열매(대만껌)와 담배를 파는 신(인신)을 그녀라 생각하며 가까워진다. 쉴 세 없이 타 들어가는 마리화나처럼 그들의 사랑도 활활 타오르지만 아지에는 치이에 대한 사랑을 버리지 못하고 이내 스토킹을 하게 된다.

<도와줘, 에로스>는 외로움에 사무친 주인공들의 거짓된 사랑이 넘치는 영화다. 극중 아지에는 주식 투자 실패와 동시에 여자친구도 떠나간다. 갑자기 닥친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옷장 안에 마리화나를 키우고, 상담원 치이에게 매달린다. 그는 만나주지 않는 치이를 대신해 신과 사랑을 나누지만, 순간의 쾌락을 위해 피우는 마리화나처럼 그녀를 대한다. 신은 자신의 유일한 탈출구인 그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자신을 단순히 콜걸로 여기는 아지에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떠난다. 또한 치이는 우연히 자신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 아지에를 좋아하지만 남편이 직접해주는 볶은 돼지 족발, 24인치 타조알 오믈렛 등 기이한 음식을 먹어 뚱뚱해진 모습 때문에 번번히 거절을 한다. 이처럼 세 인물은 진실된 사랑을 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외로움을 느낀다.

<도와줘, 에로스>는 이강생이 감독, 각본 그리고 주연을 맡은 영화다. 그동안 대만 뉴웨이브를 이끈 감독 중의 하나인 차이밍량의 많은 작품에 출연했던 이강생. 그의 두 번째 연출작인 <도와줘, 에로스>는 차이밍량 감독의 스타일이 배어있다. 채도 낮은 조명과 생기 없는 섹스는 차이밍량 작품인 <구멍> <흔들리는 구름>에서 보았던 형식을 그대로 차용한 듯 보인다. 또한 외로운 감성을 더하는 음악 삽입과 판타지 장면, 더불어 대사보다 인물의 움직임과 표정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모습은 차이밍량 감독의 여타 영화와 오버랩된다. 하지만 이런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색다른 묘미는 실제 감독이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했다는 점이다. 극중 아지에처럼 주식에 모든 돈을 탕진하고 자살 충동으로 인해 상담원에게 전화를 하려 했던 감독은 세 인물의 멜로 라인과 더불어 대만 현실을 관통하는 문제점도 다룬다.

<도와줘, 에로스>가 멜로 영화이기는 하지만 음울한 분위기와 어두운 주인공들의 표정은 관객의 흥미를 떨어뜨린다. 제목만 믿고 극장을 찾는 관객들에게도 다양한 체위를 구사하는 섹스장면이 즐비하지만 왠지 모르게 공허함만을 준다. 그럼에도 영화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유는 현대인의 외로움과 그것을 채우려는 욕망을 현실적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아지에는 외로움에 급급한 나머지 마리화나와 섹스로 공허함을 채우며, 인생 역전을 위해 남은 돈 모두를 로또에 투자해 부자가 되려는 허망한 꿈을 꾼다. 특히 영화는 로또 추첨 방송을 생중계하는 트럭을 하염없이 쫓아 가는 그의 모습을 통해 돈이 곧 세상의 전부라는 현대인들의 잘못된 세태를 은근히 비꼰다. 이처럼 <도와줘, 에로스>는 대중들에게 참을 수 없는 졸음을 안겨줄 수 있는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간파한다면 충분히 매력있는 작품이다.

2010년 3월 15일 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도 왠지 공허함만 느끼는 분들 공감 100%
-제64회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초청. <색, 계> <아임 낫 데어>와 나란히 어깨를 견준 작품
-이강생의 1인 3역. 더 이상 차이밍량의 페르소냐가 아니다.
-대사도 별로 없고, 카메라는 고정되어 있고, 힘듦의 연속
-3년 전 영화. 개봉하기에는 조금 늦은감이 있다.
-영화에 나오는 이상한 음식들. 식욕을 감퇴시킨다.
18 )
kwyok11
<색, 계> <아임 낫 데어>와 나란히 어깨를 견준 작품?작품성 7?   
2010-03-16 08:02
ehgmlrj
은근.. 영화평점이 좋네요..!!   
2010-03-15 22:28
wnsdl3
기대되네요   
2010-03-15 22:03
mvgirl
작품성이 의외로...   
2010-03-15 21:02
loop1434
드디어 개봉   
2010-03-15 20:11
jhee65
의외로 작품성이 높네   
2010-03-15 19:31
norea23
흠...   
2010-03-15 19:12
justjpk
느낌 있는 영화 인듯..   
2010-03-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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