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베라 집행위원장은 <수취인 불명>에 대해 "우선 전작인 <섬>과 완전히 다른 영화여서 놀랐다. 하지만 <수취인불명> 역시 훌륭한 영화다. 캐릭터들이 살아있고 주인공들의 연기가 놀랍다. 게다가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말 인상적인 영화다" 라고 이례적으로 관람 소감을 밝혔습니다.
일찌감치 확정, 신의 지키느라 속앓이
그러나 " 선정위원회에서 최종 라인업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때까지 보도를 엄격히 자제해달라"는 베니스 측의 요청에 따라 저희 LJ FILM은 두 달여 동안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습니다. 저희는 김기덕 감독이 국제적인 브랜드로 부상하고 있으며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영화제측과의 신의를 지키기로 했고, 이 때문에 본의 아니게 기자님들게 기쁜 소식을 미리 전해드리지 못했습니다. 이 점 널리 양해 있으시기 바랍니다.
지난 해 김기덕 감독은 영화 <섬>으로 베니스 영화제에 첫 발을 디뎠고, 각종 영화제에 초대되면서 해외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 감독이 되었습니다. 이번 달에 열렸던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에서는 14편의 영화들이 초청된 가운데 '한국영화 회고전'이 열렸는데,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단연 화제를 모았고 즉석에서 체코 배급이 성사되기도 했습니다.
이제 그는 또 한 명의 "베니스의 아들"로서,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가 그러했듯이 베니스가 낳은 세계적인 아시아 감독으로 올라서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하겠습니다.
올해부터 베니스는 규정을 바꾸어 경쟁 부문을 둘로 나누어 두 마리의 '사자'를 시상한다고 합니다. 신인 감독들을 대상으로 한 경쟁부문 'Cinema of the Present'에는 우리나라의 또 다른 작품이 초대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수취인불명>이 출품되는 '베네치아 58'은 베니스 영화제의 역사를 함께 해 온 전통 경쟁 부문으로서 수많은 세계 거장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섹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취인불명>은 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70년대 미군 기지촌을 배경으로, 시대로부터 수신 거부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현재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불명>은 여러 국제 영화제로부터 초청을 받고 있는 상태이며, 시체스 영화제, 부에노스 아이레스 영화제를 비롯한 대여섯 군데에서는 김기덕 특별전을 열고 싶다는 의사를 저희 LJ FILM에 밝혀왔습니다.
각국의 전문가들은 <섬>의 열기가 식지 않은 상태에서 <실제상황>이 모스크바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고, <수취인 불명>이 베니스에 발을 내딛기도 전에 새로운 영화 <나쁜 남자>가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에 혀를 내두르며 "놀라운 생산성"이라고 감탄하고 있습니다. 김기덕 감독은 당분간 기록 갱신 행진을 계속 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기덕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우는 조재현 역시 "한 우물 파서 성공한 배우"라는 장난스러운 축하에도 불구하고 <나쁜 남자> 촬영 중에 스탭용 셔츠를 제작해서 기증하는 등, 기쁨을 함께 나누는 기색이 역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