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회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의 페스티벌 레이디로 활동함으로써 부천과 인연을 맺었던 영화배우 추상미. 그녀가 이번에는 감독의 자격으로 다시 부천을 찾았다. 7월 16일 부천 시청에서 열린 '추송웅 회고전'에서 상영된 27분의 디지털 다큐멘터리 <추송웅을 추억하며>는 추상미가 그녀의 아버지를 기리는 작품이다. 이 다큐멘터리와 함께 고 추송웅 선생이 주연을 맡은 1975년도 대표작 <병태의 감격시대>가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이어 추송웅 선생의 차남이자 추상미의 둘째 오빠인 추상록가 감독한 <빨간 피터의 고백> 이 상영되었다.
<빨간 피터의 고백>은 원래 고 추송웅 선생이 생전에 프란츠 카프카의 산문인 '어느 학술원에 제출된 보고'를 각색하여 기획, 제작, 연출, 장치, 연기, 분장을 직접 맡은 연극 <빠알간 피터의 고백>을 그의 아들 추상록이 재해석하여 새로운 영상으로 담아낸 디지털 영화이다. 이 영화는 영화 상영과 밴드의 라이브 공연을 접목시킨 '씨네 라이브'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떼아뜨르 추 소극장에서 상영되었다. 영화의 주연, 밴드의 리더도 모두 추상록이 맡는다. 하지만 이번 부천 영화제에서 소개된 <빨간 피터의 고백>은 추상록의 부재로 밴드의 라이브 공연 없이, 녹음된 음악과 함께 감상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다음 영화 준비차 미국으로 떠난 감독 추상록 대신 영화의 제작을 맡은 추송웅 선생의 장남 추상욱과 까메오로 출연한 이혜은이 관객과의 대화를 위해 무대 위로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