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런던을 시작으로 50일 동안 전 세계 투어 ‘디스 이즈 잇’을 앞두고 있던 마이클 잭슨은 6월 25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이에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도하고 마지막 공연을 볼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영화 <디스 이즈 잇>은 탄생했다. 그가 사망하기 몇 일 전까지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진행된 마지막 리허설을 중심으로 엮은 <디스 이즈 잇>은 3월부터 6월까지 마이클 잭슨의 개인 소장용과 콘서트용으로 촬영된 리허설 영상을 통해 다시 한번 그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관객에게 부여한다.
다큐멘터리 기법을 사용한 <디스 이즈 잇>은 면밀히 말해 다큐멘터리 영화는 아니다. 감독은 마이클 잭슨과 이번 공연을 위해 모인 사람들의 인터뷰 장면을 최대한 배제했다. 그 대신 실제 공연을 방불케 하는 그의 리허설 장면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렇듯 영화는 그의 콘서트 공연 실황을 보는 듯한 영상으로 111분을 채워나간다.
잭슨 파이브 시절에 불렀던 ‘I Want You Back’ 부터 처음으로 군무 댄스를 선보였던 ‘Beat It’, 문 워크로 유명한 ‘Billie Jean’ 미공개 신곡인 ‘This is It’까지 영화는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 퍼레이드를 만날 수 있다. 특히 ‘Thriler’는 좀비가 나오는 장면을 3D 입체영상으로 선보여 눈으로 보는 재미를 더했고, ‘Earth Song’은 지구의 위험에 처해있다는 곡의 메시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불도저를 무대 위에 올리려는 계획도 갖고 있었다.
<디스 이즈 잇>은 명곡을 보고 듣는 재미와 더불어 마이클 잭슨의 다양한 면모를 알게 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화는 먼저 음악가로서 그가 가진 재능과 완벽한 공연을 위해 쏟은 노력을 보여준다. 리허설을 실제와 똑같이 진행하는 그의 철두철미함. 그리고 작은 음색의 변화에도 지적하는 절대 음감의 소유자, 각각의 상황에 맞는 퍼포먼스와 시선처리에도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그의 모습은 팝의 황제라는 칭호가 그냥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다. 또한 리허설 중간에도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챙기고, 말 끝마다 LOVE를 붙여가며 친근감을 표시하는 그의 모습은 50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의 순수함과 여린 마음의 소유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이클 잭슨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막상 <디스 이즈 잇>을 보게 되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그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 앞서 동시대를 같이 살았던 어느 한 뮤지션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는 묘한 쾌감은 영화의 숨겨진 매력으로 작용된다. 또한 영화에는 엔딩크레딧이 끝난 뒤에 짧은 영상이 숨겨져 있으니 확인해 보시길 권한다.
2009년 11월 11일 수요일 | 글_ 김한규 기자(무비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