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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지구는 지금도 계속 뜨거워지고 있다
북극의 눈물 | 2009년 9월 30일 수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우리는 지구온난화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심각성을 갖고 있을까? 막연히 환경오염이 문제고, 자원이 고갈되고 있다는 단순한 인식만으로 현재의 환경문제를 논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최근 100년 사이 지구의 평균 기온은 0.6도 상승했고, 지구온난화로 인해 하루에 사라지는 생물이 150종에 이르고, 2040년에는 북극에서 더 이상 얼음을 볼 수 없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2007년 한 해 동안 북극해에서 사리진 얼음은 260만 제곱킬로미터로 이는 미국의 알래스카, 텍사스, 워싱턴 주를 합한 넓이다. 또한 해마다 그린란드 남동쪽 해안에서 사리지는 빙하의 양도 1,000억 톤에 이른다. 더욱 심각한 것은 OECD 가입국가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율 1위가 바로 우리나라라는 사실. 더 이상 지구온난화에 대해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겨울에는 해가 뜨지 않고, 여름에는 해가 지지 않는 곳, 북극. 북극은 수억 년 동안 한 번도 녹지 않은 얼음평원 위에 여러 동식물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의 가속화로 그들의 터전이 사라지고 있다. 북극곰은 허기를 달래기 위해 풀과 열매를 먹고 있으며, 대륙을 이동하는 순록은 얼음 위가 아닌 물웅덩이를 건너다닌다. 또한 최고의 사냥꾼인 이누이트(흔히들 에스키모라고 부르지만 이누이트가 맞는 표현이다)도 사냥을 포기하고 다른 삶을 찾고 있다. 하루하루 북극은 그 자취를 감추고 있다. 빙하는 녹아내리고, 삶의 터전인 영구동토도 조금씩 녹으면서 대륙의 크기 자체가 줄고 있다. 북극 주변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으며, 더 이상 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실제로 북극의 생태계 변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북극곰은 한 해 45마리의 바다표범을 잡아먹어야 생존이 가능하지만,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빨리 녹으면서 바다표범을 잡아먹을 기회가 줄어들었다. 봄이 되면 바다표범이 빙하로 올라와 휴식을 취하는데, 빙하의 수도 줄었고 그나마 올라오는 지역도 살얼음이라 북극곰이 사냥을 할 수 없다. 환경의 변화로 바다표범 역시 더 북쪽으로 이동해 생활하고 있다. 겨울엔 남쪽 삼림지대에서 살다가 봄에 북극으로 이동하는 순록 역시 북극의 얼음이 빨리 녹으면서 주 이동 경로인 툰두라를 벗어나고 있다. 간혹 엄청나게 불어난 강물로 인해 떼죽음을 당하는 등 북극에서의 삶이 녹록치 않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북극의 동물을 사냥하며 지내는 이누이트 역시 얼음이 녹는 시기를 예측할 수 없어 전통적인 삶을 포기하고 현대적인 생활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원래 <북극의 눈물>은 MBC가 47주년 기념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였다. 2008년 12월에 방영해, 평균 12.13%라는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후 제작진은 4부작 다큐멘터리를 81분의 러닝타임으로 함축한 극장 버전으로 다시 제작했다. 여기에 고화질 HD화면과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보강해 영화적인 장치들을 만들었다. 특히 TV로는 그 느낌을 제대로 느낄 수 없었던 광활한 북극의 자연 경관을 대형 스크린으로 담아냈고, 이야기 역시 서사 구조를 갖춰 대중영화의 성격을 지녔다. 특히 기존의 다큐멘터리가 인터뷰나 자료화면에 의존하던 것과는 달리 <북극의 눈물>은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현지 촬영을 감행했다. 심각한 주제지만 시사고발적 접근이 아닌 서정적인 영상으로 구성된 서사적 방식이 장점이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의 허태정PD, <PD수첩>, 다큐멘터리 <황하>의 조준묵PD, <대장금> <이산>의 김영철 촬영감독,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의 송갑영 촬영감독 등 TV방송과 다큐멘터리 영역의 베테랑 제작진들이 주도적으로 나섰다. 여기에 <올드보이>의 음악을 맡았던 심현정 음악감독의 참여와 국민배우 안성기의 내레이션은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제작진은 사리지는 북극에서의 치열한 생존을 기록하기 위해 여러 위험을 감수했다. 굶주린 북극곰에 10m로 접근해 촬영하고, 빙하의 균열을 촬영하기 위해 수 천 미터 상공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가는가 하면, 조연출 중 한 명은 거대한 빙원이 갈라지면서 생긴 틈인 크렉에서 두 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특수 장비인 씨네플렉스는 인상적인 화면을 얻는데 큰 역할을 했다. 씨네플렉스는 당초 군사용으로 개발된 항공 촬영장비로, BBC 다큐멘터리 <플래닛 어스>에서 처음 사용됐다. 씨네플렉스의 장점은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대형 망원렌즈를 부착해 동식물의 근접 거리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 이를 통해 낮잠을 자는 북극곰과 무너져 내리는 빙벽, 떼로 이동하는 순록의 대이동 장면을 자연 그대로 담아낼 수 있었다. 또한 크리스티나라는 독일 여성 잠수부가 촬영한 수중 촬영 장면도 인상적이다. 한 번 촬영을 하면 입주위에 고드름이 달릴 정도의 강추위였지만, 완성도 높은 영상을 얻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쳤다.

하지만 무엇보다 힘든 것은 부족한 제작비, 시간, 변덕스러운 날씨, 극지방의 추위였다. 전문적인 제작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무턱대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 생생한 영상을 얻기는 했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현지의 조건들은 촬영의 큰 벽이었다. 하지만 제작진을 불안하게 한 것은 고생스러운 스케줄과 추위가 아닌 북극의 자연이 빠른 속도로 없어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몇 년이 걸리는 일이 며칠 안에 일어나는 곳이 또 북극이기도 했다.

<북극의 눈물>은 북극의 위기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지만, 결국 지구 전체를 위협하는 자연의 이상 변화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기도 하다. 먹을 것이 없는 탓에 에너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여름에도 잠을 자는 북극곰, 이동 경로가 물에 잠겨 대이동의 할 수 없는 순록, 빙산이 없어 숨을 쉬러 올라오지 못하는 바다표범, 점차 자취를 감추는 사향소, 사냥을 포기하고 영토를 버리는 이누이트 등 생태계는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더욱 무서운 것은 북극 대륙의 근간인 흙 밑의 영구동토가 녹고 있다는 것. 땅이 녹으면 물이 지구 내부로 들어가 북극은 결국 사막이 되고 말 것이다. 지구를 지키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종이컵, 비닐봉지를 덜 쓰고 분리수거를 하는 등의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작은 것 하나 하나가 모여 북극을 지킬 수 있다. 그리고 결국 지구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2009년 9월 30일 수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TV로 방영된 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을 인상 깊게 봤다
-평소 환경문제와 지구온난화에 대해 관심이 많다
-교육적인 차원에서 애들 우르르 데리고 봐야 마땅하지
-자연 다큐멘터리를 극장에서 81분간 보는 것은 생각보다 지루하다
-북극곰, 순록, 북극늑대, 바다표범, 이누이트가 주인공이다
-환경문제엔 관심 없다. 그저 극적인 요소만 보고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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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allios21
영화 지구가 생각나네요!   
2009-09-3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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