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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애들을 위한 성인 코드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태풍을 부르는 노래하는 엉덩이 폭탄 | 2009년 9월 18일 금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지금까지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는 만화책, TV 등을 통해서 대중과 만나왔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짱구는 못말려>를 좋아하며 오랜 시간 누적된 팬층도 상당히 두텁다. 일본에서는 1993년부터 극장판도 꾸준히 제작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누적 관객수도 2,000만 명을 돌파해 <도라에몽> 시리즈와 함께 장수 애니메이션 브랜드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태풍을 부르는 노래하는 엉덩이 폭탄>(이하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이 극장 개봉작으로는 처음 소개된다. 1999년 TV를 통해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된 이후 10년 만이다.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은 그동안 주요 공간이었던 집과 유치원을 벗어나 우주로 까지 그 무대를 넓혔다. 행성을 두 동강 내는 강력한 폭탄이 우연한 사고로 지구에 떨어진다. 그것도 하필 제주도로 휴가를 간 짱구에게 발견된다. 둥근 부분에 붙어서 위력을 발휘하는 폭탄은 흰둥이의 엉덩이에 붙어 기저귀처럼 엉덩이를 감싸 떨어지지 않는다. UNKA(‘응카’라고 읽지만 ‘응가’라는 의미)라는 국제우주감시센터는 폭탄 제거를 위해 흰둥이를 로켓에 실어 우주로 보낼 계획을 세우고, 짱구와 가족들은 흰둥이를 지키기 위해 UNKA에 맞선다. 여기에 미녀테러집단 개양귀비 뮤지컬 극단도 폭탄을 차지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엎치락뒤치락하던 이들은 폭탄을 우주로 보내고 흰둥이까지 구할 수 있을까?

일단 거창하다. 흰둥이한테 붙은 기저귀 모양의 폭탄이 지구를 위협하는 존재라니. 그 위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지구의 어디서든 폭발하면 지구도 함께 파괴될 정도란다. 게다가 이 폭탄은 노래에 반응하기 때문에 우연히 TV나 휴대폰에서 음악 소리가 나오면 폭발의 위험이 있다. 짱구의 엉덩이를 향하던 폭탄에 자신의 엉덩이를 들이민 흰둥이는 일순간 모든 위험을 혼자 떠안게 됐다. 폭탄을 감시해 오던 UNKA에서는 지구의 안전을 위해 흰둥이를 우주로 보낼 계획을 세우고 개양귀비 뮤지컬 극단은 지구를 정복하기 위해 폭탄을 노린다. 하지만 짱구는 흰둥이도 가족이라며 아빠와 엄마를 설득해 흰둥이 우주 방출 계획을 세웠던 UNKA의 박민호 대장과 대결을 펼친다. 비록 짱구가 ‘맛있겠다’며 집으로 데려온 흰둥이지만 짱구네는 흰둥이에게 가족의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힘을 모은다.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은 짱구가 아닌 흰둥이가 주인공이다. 폭탄을 엉덩이에 썼다는 이유다. 하지만 위기에 처한 흰둥이를 구하기 위한 가족의 사투는 웃음과 함께 감동을 준다. 끝까지 흰둥이를 지키겠다는 짱구와 지구의 안전을 위해 희생하는 흰둥이의 우정은 감동적이며, 짱구와 흰둥이를 위해 주먹을 날리는 아빠 역시 새로운 모습이다. 엄마와 짱구의 입씨름도 여전하고 동생 짱아 역시 뜻밖의 상황에서 큰 활약을 한다. 가족들은 모두의 힘을 합쳐 흰둥이를 구하고 더불어 지구까지 지켜낸다.

비록 전형적인 권선징악적 주제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은 완벽하게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해변이라는 장소를 배경으로 비키니를 입은 누나들과 그들의 가슴에 대한 짱구의 열망이 코미디로 승화되고, 사타구니를 긁는 행동이나 큰 가슴이나 치마 속 팬티로 적들을 교란시키는 등의 다분히 어덜트적인 소재와 아이템이 도처에 널려있다. 성인이 웃을 수 있는 농담 코드가 많아 어른들에게는 분명 재미있는 요소다. 하지만 아이들이 봐도 그럴까?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에서는 아이들의 웃는 타이밍이 어른들과 같다면 그게 오히려 더 이상할 수도 있다. 사실 이런 부분은 극장판 이전의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기조이기도 하다. 일본식 코미디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극장 상영작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조금 더 두드러진다.

탄생 15주년, 국내 소개 10주년을 기념해 극장에서 선보이는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은 분명 전 세대가 공감할 가족이라는 중심 테마를 잘 잡고 간다. 여기에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나 어눌한 말솜씨도 웃음을 더한다. 하지만 그 취향에는 살짝 고개가 갸웃거려 진다. 대놓고 뿜어대는 성인 코미디는 아니지만 이 영화에서 더 웃을 수 있는 사람은 아이보단 어른이다. 이것이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 자체의 색깔이기도 하지만, 아이들 사이에서 대단한 인기를 누리는 캐릭터의 극장판으로는 다소 낯선 느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09년 9월 18일 금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평소 <짱구는 못말려>를 애청하며 유사한 유머 코드를 좋아했다면
-추석의 유일한 가족(!?) 애니메이션
-은근한 성인코드 애니메이션 취향이 있는 분
-자막보다 더빙이 더 맛깔스럽다
-어른들과 같은 부분에서 빵 터지는 애들이 있다면 뭔가 의심을..
-할리우드의 고화질 애니메이션에 익숙해진 시력이라면
-아이들이 극장을 점거할 것이다. 소동을 견딜 수 있겠나?
-특별한 이야기는 없다. 마르고 닳도록 써먹고 있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22 )
kwyok11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2009-09-19 07:11
kaminari2002
이 만화작가 실종됐다던데...   
2009-09-19 02:36
mooncos
엉덩이폭탄이라는데 뭐   
2009-09-19 00:19
wnsdl3
재밌겠네요~   
2009-09-19 00:16
gaeddorai
제목이 이미 대박이야   
2009-09-18 23:57
bjmaximus
짱구는 못말려를 한번도 본적이 없다는..   
2009-09-1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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