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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최첨단 소재를 못 따라가는 이야기의 구태의연함.
기프트 | 2009년 3월 25일 수요일 | 김선영 기자 이메일


최첨단 스마트폰이 손에 쥐어졌다.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다. 그것이 미심쩍어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물건 덕분에 비행기 안에서 공중분해 되는 참사를 비껴갔고, 폭등할 주식을 미리 알려주어 부자가 됐으며, 카지노에서는 잭팟이 터졌다. 모든 것이 척척척 맞아 떨어지니 이 녀석이 참으로 기특하지만, 모든 것이 딱딱딱 맞아 떨어지는 현실은 잭팟을 터트린 행복함 이상의 불안함이다. 더구나 매 순간 정확한 타이밍에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는 것은 매 순간 정확히 감시되고 있다는 증거다. 발신인을 찾아야 한다. 계속 당근만을 쥐어주던 전지전능한 발신인이 드디어 죽음이라는 채찍을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영화 속 맥스 피터슨(쉐인 웨스트)처럼 우리는 곳곳에서 감시되고 있다. 실외는 물론이고 실내까지 감시카메라가 즐비하고, 이것은 보안과 안전을 위한 도구로 정당화 된다. 하지만 종종 이것은 순수한 목적을 벗어나 숨 막히는 감시와 부도덕한 관찰이라는 음지의 수단으로 변모한다. 더욱이 사생활이라는 개인의 정서에 있어 누군가가 오락적인 용도, 혹은 범죄의 용도로 사용한다면, 이것은 또 다른 혼란의 고리를 만들어 낸다.

이것이 <기프트>를 출발시키는 요인이다. 최첨단 기술의 발전이 가져오는 허와 실. 모든 것이 가능한 만능 스마트폰은 노력 없는 부를 채워주지만, 일방적인 목숨을 담보로 잡는다. 이로써 인간은 기계에게 모든 행동반경을 잠식당한다. <기프트>의 모티브인 미국 정부에 의해 오랫동안 비밀로 둘러싸여 있던 ‘에쉴론 프로젝트’는 전화, 인터넷 메일, 휴대폰 문자는 물론 모든 것을 감지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시스템이다. 모든 것이 자동화, 독립화 되어 있다는 엄청난 이것은, 영화에서처럼 국가안보와 개인의 사생활이라는 양 날을 대립하게 만든다. 주인공은 합법적으로 이것을 정당화 시키려는 얼굴 없는 무리들과 싸운다. 하지만 영화는 어는 곳에서도 이것의 대립이 왜 필요한지, 이것이 왜 존재해서는 안 되는 시스템인지에 대해 날카롭게 의견을 제시하지 못한다. 더구나 문제 해소를 위해 시간 내내 발버둥 치며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음에도,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컴퓨터 스스로 판단에 의한 간단한 명령어다. 그 순간 모든 과정은 허무해 진다. 감정 없이 이제껏 모든 것을 진두지휘 했던 컴퓨터 시스템을 향해 마이크를 켜고 어루고 달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는 실소마저 터진다. 이렇게 간단한 판단으로 끝날 것을 왜 그리 고군분투했는지. 지역적 특색도 그리 살리지 못한 미국, 방콕, 프라하, 모스크바 등 국제적 로케가 아깝다는 생각마저 든다.

<11:14>를 연출한 ‘그렉 마크스’ 감독의 <기프트>는 첨단을 소재로 삼았지만, 즐길 거리를 제대로 던져주지 못했다. 그리고 기계와 인간이라는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도덕적 딜레마를 꼬집는 것에도 실패했다. 이것은 영화 속에서 미국의 어리석은 판단을 저지하고 세계를 위해 노력한 러시아의 모습을 현실을 꼬집는 장치로 느끼게 하기보다 코미디 요소로 느끼게 만든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캐릭터들의 설명이 부족하고, 존재의 이유자체가 불투명해 보이는 인물들의 등장은 극으로의 몰입에 혼선을 가중시킨다. 이유나 동기를 위한 조각은 있다. 하지만 조각을 찾아 제자리에 끼워 넣기가 힘들다. 조각과 조각사이의 깎임이 영 매끄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2009년 3월 25일 수요일 | 글_김선영 기자(무비스트)




-영화에 등장하는 휴대폰은 진짜 첨단으로 보임. 갖고 싶다..
-컴퓨터.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 이런 것들에 대한 호기심..?
-액션 스릴러라고 하기엔.. 스릴감이 영...
-<이글아이>, <핸드폰> 등을 재미없게 봤다면 더더욱...
21 )
kisemo
잘 읽었습니다 ^^   
2010-04-07 17:35
shelby8318
케이블에서 해주던데...   
2010-02-01 20:36
nada356
잘 읽었어요.   
2009-12-07 21:30
shiho
돈주고 본게 아까움   
2009-08-09 13:39
bjmaximus
리뷰가 어느정도 공감은 가네,암튼 논리적으로 따지지 않으면 오락적으론 그럭저럭 볼만하다는..   
2009-07-07 11:22
bjmaximus
하이라이트는 남자 주인공과 여자가 집에 있을때의 총격전.   
2009-07-06 16:42
podosodaz
이글아이랑 핸드폰 안봤는데...   
2009-04-02 08:45
gaeddorai
핸드폰도 느슨한 스릴러였지요   
2009-04-01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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