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라이트만 감독의 "쥬라기공원판 고스트버스터즈"
고스트버스터즈와 똑같은 플롯에 단지 볼거리만 간간히 양념쳐놓은 영화. 단지 별한개를 주고싶은 영화지만, 생각만큼 그렇게 심각하게 재미없는 영화는 아니다.
외계행성에서 떨어진 미확인 물체, 그 물체에는 순식간에 진화하는 에이리언의 숙주가 기생한다. 하루사이에 도시는 온통 공룡을 닮은 괴상한 에이리언들로 가득차 버린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에이리언을 물리치기 위해 산전수전 다 겪고 급기야 거대한 외계생명체를 물리치는데...
원래 이반 라이트만 감독은 아주 진지한 SF영화를 구상했지만, 그의 특기인 코미디를 마구 섞어버렸다고 한다. 영화중반부터 간간히 등장하는 "빌머레이"의 모습은 "고스트버스터즈"의 성공을 또다시 기대하는 감독의 피드백일까?
영화의 초반부는 충분히 흥미롭다. 대학교수인 두 남자주인공이 미확인물체를 발견한 이후로 벌어지는 사건들.. 전형적 코미디영화의 구성들.. 하지만 영화의 후반부, 그 속된 말로 난리부루스를 친다. 말도 안되는 정의로 똘똘뭉친 지구수비대(!), 그다지 로맨틱해 보이지도 않는 듀코브니와 무어의 사랑...
평소 진지한 연기로 승부하던 "데이빗 듀코브니"와 "줄리언무어"의 우스꽝 스러운 연기를 보는것도 쏠쏠히 재미있긴 하다. 하지만, 엑스파일의 멀더였다는 사실이 아까울 정도로 데이빗 듀코브니는 영화선택에 있어 실패한 케이스라고 생각되어진다. 그가 영화속에서 엉덩이를 까보이는 장면조차 그다지 쇼킹하지는 않으니까... "엑스파일"의 새로운 시즌을 거부한 그가 선택한것이 과연 이정도인가..? 줄리언무어 또한 "한니발"에서 보여준 그 밋밋한 매력을 또한번 보여준다. 왜 그녀가 이 영화에 출연했을까 할 정도의 의구심까지 들게 될 정도로,,
앞서 "에볼루션"은 생각보다 재미없는 영화는 아니라고 말했지만.. 그렇다고 거창한 기대를 갖는건 불가능하다. 단지 일회용 웃음거리와 간간히 볼만한 컴퓨터 그래픽 정도.. 1993년 쥬라기공원을 필두로 (더 앞선다면 1991년의 터미네이터2가 되겠다) 왠만한 컴퓨터 그래픽엔 꿈쩍도 하지 않는 눈높은 관객들을 위한 배려인지, 최근 헐리웃영화의 뚜렷한 경향이 모든 영화에 CG를 사용하는데, (그 영화가 스타워즈풍의 SF이건 글라디에이터 같은 장대한 대서사시 이건 간에) 헐리웃의 영화제작자들은 CG를 영화속에 녹여내지 않고는 더이상 살아남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제 헐리웃 영화에서 새로움을 기대하는건 극히 드문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건 비단 나 혼자만의 독단적인 생각은 아닐것이다. 영화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이 대사처럼 "에볼루션"에 대한 난 내 느낌도 그렇다.
"What the hell!"
이 영화를 보고나서 문득 사람냄새나는 영화가 그리운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