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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작년 33개국보다 6개국이 늘어난 39개국에서 출품된 205편의 작품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개막작과 폐막작에는 각각 이스라엘 감독 아리 폴먼의 <바시르와 왈츠를 Waltz with Bashir>과 곽재용 감독의 <사이보그, 그녀>가 선정됐다. 두 작품은 각각 프랑스와 독일, 한국과 일본의 합작영화란 점에서 ‘장르의 혼종을 수용하고 아시아 합작영화의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이번 영화제의 취지를 대변한다. 특히 개막작인 <바시르와 왈츠를>은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되어 큰 호응을 얻었던 작품이다.
영화의 섹션부문은 유일한 경쟁부문인 ‘부천초이스’를 비롯해 총 11개로 구성됐다. 권용민 프로그래머는 이번 부천판타스틱영화제가 ‘판타스틱영화제의 정체성을 지키고 대중에게 장르영화를 소개하는 장’이 되고자 했음을 밝혔다. 가장 큰 변화는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섹션에서 분리된 ‘스트레인지 오마쥬’와 ‘오프 더 판타스틱’의 신설이다. 이는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적 성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대중성이 강화된 장르배분에 신경 썼다’는 한상준 집행위원장의 말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하드장르 영화를 즐기는 매니아를 고려한 ‘금지구역’과 가족관객을 고려한 ‘패밀리 판타’. 애니메이션을 선호하는 관객을 위한 ‘애니 판타’까지 다양한 장르적 구분을 염두에 둔 프로그램 구성이 눈에 띈다.
박진형 프로그래머가 ‘장르영화의 심화학습’이라 소개한 특별전과 회고전은 시대와 지역의 정서를 수용한 장르영화를 조명한다. 미국 인디 시네마의 대표주자인 ‘그렉 애러키’의 작품 4편을 소개하는 ‘판타스틱 감독백서’를 비롯해 러시아 영화의 새로운 경향을 살피는 ‘현대 러시아 장르영화 특별전’이 마련됐다. 그 밖에 퀴어와 장르영화의 변이적 만남을 주목한 ‘Q리어스’와 과거 B급 무비의 동시상영을 재현하는 ‘그라인드 하우스 리비지티드’도 주목할만하다. 회고전에는 초국가적인 동아시아 첩보 활극을 다룬 고전 한국영화 8편을 상영하는 ‘코드네임 도란스’와 영화산업을 일군 제작사의 역사와 결실을 소개하고자 신설된 ‘창조와 혁신의 역사: 닛카츠 100년전’으로 일본의 메이저 제작사인 ‘닛카츠주식회사'의 100주년을 돌아본다.
한편, 새롭게 출범하는 ‘아시아 판타스틱영화 제작네트워크(NAFF2008)’은 아시아 장르영화의 전세계적인 제작 환경 구축을 위해 마련됐다. 이는 장르영화로서 전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제작 네트워크라 할 수 있다. 심사를 통해 선정된 아시아의 장르영화 19편의 제작을 지원하는 ‘잇 프로젝트(It Project)’와 작년까지 ‘인더스트리 스크리닝’이란 이름으로 운영된 필름마켓은 비즈니스를 강화한 ‘인더스트리 쇼케이스’로 거듭난다. 장르영화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새로운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환상영화학교(Fantastic Film School2008)’도 운영될 예정이다.
제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오는 7월 18일에 개막식을 개최한 뒤, 25일에 폐막식을 갖고 26일과 27일 양일간 앙코르 상영을 하는 포스트 페스티벌로 막을 내린다. 19일부터 22일 사이엔 부천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저녁 7시마다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는 ‘판타스틱 콘서트’도 마련된다. 제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장르영화에 대한 전세계 대중의 트렌드 변화를 적극 수용하며 장르영화의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8년 6월 25일 수요일 | 취재: 민용준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