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즈루어만 감독은 전작 "로미오와 줄리엣"의 감성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왔다.
전형적인 셰익스피어풍의 비극, MTV의 감각적인 화면, 그리고 화려한 뮤지컬로 무장한 "물랑루즈"는 비현실적인 공간과 희화화된 인물 -하지만 너무나도 매력적인- 들의 설정으로 가득채워진 영화이다.이전에 뮤지컬장르를 따라가는 영화는 많이 있었지만 물랑루즈는 그 이상으로 매력적이다.
뮤지컬의 공연예술과 영화예술의 만남..
그 기막힌 절묘한 조화는 보는이들로 하여금 절로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1899년 집을떠나 -마약,섹스,그리고 캉캉춤으로 온통 뒤범벅된 도시- 파리로 온 젊은 시인 크리스챤(이완 맥그리거)은 "물랑루즈"라 불리는 클럽의 매혹적인 무용수 새틴(니콜 키드만)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전형적인 셰익스피어의 비극처럼 사랑과 증오, 그리고 질투에 휩싸이며 그들의 진실한 사랑을 찾게 되는데...
"Love is an oxygen - 사랑은 산소 같아요.."라고 말하는 순진하지만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시인 "이완 맥그리거"와 고혹적인 매력을 풍기는 무용수이자 고급매춘부인 "니콜 키드만" 그들의 낯선매력과 뮤지컬가수를 뺨치는 그들의 노래를 듣는것 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흥미가 있다.
또한 Like a virgin, Smells like teen spirit, I'll always love you, Your song 같은 현대팝송과 Sound of music같은 고전 영화음악들을 적절히 패러디하면서 그 환상적인 스토리는 풍부한 시너지효과를 갖게된다.
"다이노소어"와 "아틀란티스"에서 잠시 뮤지컬을 쉬어온 월트디즈니지만, 그런 디즈니의 환상적인 뮤지컬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물랑루즈"에 매료될 것이다. 사운드와 비주얼..그리고 배우들의 명연기가 돋보이는건 차치하더라도, 니콜 키드먼과 이완 맥그리거의 그 낯설음 - 이전의 영화들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낯선 매력들- 에서 느껴지는 짜릿함과 신비함을 만끽하는 것도 이 영화의 또다른 즐거움이다.
고전적비극과 MTV, 브로드웨이뮤지컬, 팀버튼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세트디자인, 컴퓨터그래픽의 적절한 배합과 카메라의 신비한 구도들...
영화를 보고 난 지금도 그 환상을 잊을 수 없다.
영화의 후반부.. 이완맥그리거가 다시 니콜키드먼의 사랑을 확인하고 멋진 듀엣곡을 부르는 순간..
아..그 감동의 짜릿한 전기오름...^_^
"물랑루즈"는 영화뿐만 아니라 사운드트랙 또한 너무나 멋지다. 데이빗 보위,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이 참여했고, 특히나 이완 맥그리거와 니콜 키드만이 직접 부르는 "Come what may"는 그 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영화는 그 사랑의 절정에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되지만... "Show must go on" - 그래도 쇼는 계속되어야할 것이다
진실....
셰익스피어가 말해온 그 진실이란건 무엇일까?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원수를 사랑하지만 그것을 못내 숨겨야만 하는 진부한 이야기거리?
아름다움....
뮤지컬, 오페라같은 엔터테인먼트가 우리에게 주는 그 아름다움의 미학..
자유....
마약, 섹스로 찌들어 있는 근현대사회에서 그들이 누리고, 누려야만 했던 그 자유들...
사랑....
진실,아름다움,자유와는 또다른..뭔가 특별하고 뚜렷하게 다가오는것..
"산소"처럼 꼭 있어야만 하는 그건 바로 "사랑"일 것이다.
PS)영화가 끝난뒤 그 길고 긴 엔딩타이틀이 지루하게 느껴지더라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세요.. "물랑루즈"가 우리에게 주는 그 멋진 은유의 표현들이 마지막을 장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