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필립 카우프만
주연 : 제프리 러쉬/케이트 윈슬렛/조아퀸 피닉스
장르 : 드라마
제작년도 : 2000년
러닝타임 : 124분
관람등급 : 18세 이상 관람가
퀼스(Quills)은 깃대로 만든 펜을 의미한다. 글을 쓰는 이에게 펜과 종이는 목숨보다 소중한 것이 될 수도 있다. 18세기 사드후작처럼...그는 혁명를 지나 나폴레옹의 지배하에 있었던 프랑스에서 가장 외설스럽고 가장 솔직한 글을 쓴 작가이다. 그러면 사드후작, 그는 자유로운 인간인가? 아니면 그저 성의 집착하는 변태인가?
필립 카우프만의 연출솜씨는 실망스럽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코미디에서 서부극, 액션 스릴러, SF, 휴먼드라마, 그리고 밀란 쿤데라의 걸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까지...연출과 각본면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다. 그러나 나이들면서 그의 '퀼스'가 노쇠해지는 것일까? 2000년작 [퀼스]에서 그는 영혼의 자유로움을 막는 모든 규제에 대해 사드의 입을 빌려 설파하고 싶어했지만 괴팍스럽고 야비하게 표현된 사드는 혐오스러웠고, 쿨미어 신부은 여자의 몸을 처음 본 10대처럼 어쩔줄 모르고 우왕좌왕하고 호기심과 대담성을 지닌 마들렌는 마치 그것때문에 죽음을 당한 듯 처리된다. (쓸데없는 호기심은 몸에 안좋다?)
그러나 필자의 관점에서 이러한 [퀼스]를 살려냈던 것은 배우들였다. [샤인]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명배우 제프리 러쉬는 그 짖굳고 열정적인 사드의 모습을 살려냈고, 자신감 가득한 표정의 케이트 윈슬렛은 피터 잭슨 감독의 [천상의 피조물]에서처럼 아무런 죄의식없는 순수한 마들렌을 완벽하게 표현했고, 이제는 형의 명성과 비교하여 결코 뒤지지 않는 조아퀸 피닉스는 겁많은 눈빛의 쿨미어 신부의 역을 무리없이 소화해 냈다.
개성넘치는 세명의 배우는 온몸을 던져 [퀼스]를 구한다. 그리고 필립 카우프만 감독 역시 구원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