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여름, <펭귄:위대한 모험>을 기억할 것이다. 한국영화 호조기에다 블럭버스터가 판치는 여름 극장가에 자연다큐멘터리의 등장은 실로 염려스러우면서도 의아한 일이었다. 그러나 관객들은 불모지인 남극땅을 살아가는 펭귄 가족이 보여준 따듯한 260일간의 여정에 감동과 즐거움을 맛보았다.
2~3만의 관객수에 그치는 외화가 비일비재한 가운데 15만 명의 관객이 다큐멘터리 장르의 <펭귄>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 자연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영상과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관객에게 적중한 것이다. 그리고 2006년 여름, <얼음왕국:북극의 여름이야기>가 한껏 매력을 과시하며 틈새시장을 벗어나 여름철 가족 대상의 주요 흥행작 대열에 합류할 준비를 하고 있다.
좀 더 친근하게, 그러나 더욱 놀랍게!!
<얼음왕국>은 한반도 넓이의 100배가 넘는 북극 대륙을 배경으로 평소 생각조차 못해보았을 ‘북극의 여름’을 이야기 하고 있다. 또한 북극의 하늘과 땅,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16여 종의 동물들만의 독특하고 개성 육아일기와 생활상을 그려낸다. <펭귄>이 아나운서 이금희의 목소리를 빌어 따듯함을 전했다면 <얼음왕국>은 한발 더 나아간다.
TV 동물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아나운서 손범수의 해설에 13명의 베테랑 성우들이 동물목소리를 연기하여 더욱 개성 넘치는 동물캐릭터들이 탄생하였고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말이 없는 자연을 대상으로 한 다큐멘터리가 지닌 대중적인 한계를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TV동물 프로그램(KBS‘주주클럽’, SBS‘동물농장’ 등)의 장점을 빌어 극복한 것이다. 덕분에 영화 <얼음왕국>은 다큐멘터리 특유의 영상미와 순수한 감동, 북극이 지닌 거대한 스케일에 더해 대중적인 즐거움과 의미심장한 메시지까지 담아내는 ‘여름철 강추 가족영화’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작년 미국의 경우, <펭귄>은 가족관객의 관심과 애정으로 9천만 불의 극장 수익을 올렸다. 그 외에 부가판권 수익을 따진다면 웬만한 대형 블록버스터 못지 않은 흥행에 성공한 셈이다. 그리고 <펭귄>의 흥행성적과 관객반응이 영화 <얼음왕국>의 개봉으로 이어졌다. <펭귄>의 수입사인 ㈜유레카 픽처스는 이번 <얼음왕국>에 이어 <펭귄>감독의 차기작 <차일드 폭스>와 아마존 배경의 <그린 플래닛>을 2007년 극장가에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가족관객을 겨냥한 자연다큐멘터리는 승산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에 불고 있는 자연주의 열풍과 극장판 자연다큐멘터리가 갖고 있는 완성도 등이 과연 올 여름 한국 극장가의 가족영화 시장에 어떤 변수를 일으킬 지 예의주시된다.
자료제공: 영화사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