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출연해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게이샤의 추억>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분노가 인터넷을 여전히 뜨겁게 달구고 있다.
중화권이 배출한 최고 여배우 장쯔이가 일본의 게이샤로 출연, 일본 배우 와타나베 켄과 상당한 노출을 감행한 채 정사 신을 찍어 발단이 된 이번 일은, 중국과 일본의 지난날 역사적 문제와 최근 영토 분쟁으로 불거진 중국의 반일 감정이 고조된 상태에서 촉발된 사안이라 쉽사리 누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기모노를 입은 영화 속 자태로 장쯔이가 ‘타임’지 표지와 미국의 패션지 보그의 화보를 장식, 중국 네티즌들의 원성을 더더욱 높이 사고 있다. “중국인의 수치다.” “시민권을 박탈해야 한다”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처럼 보이더라” 이에 맞서 “배타적 민족주의가 아니냐?”며 민감한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는 사안이라 일축하는 등 첨예한 논쟁의 불길이 잦아들 기미가 안 보이자 장쯔이는 언론을 통해 자신은 중화권 배우임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영화를 총지휘한 <시카고>의 롭 마샬 감독은 중국 네티즌들의 이 같은 격렬한 반응에 대해 ‘근시안적’인 발상이라며 이번 사안을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봐주길 전했다. 이와 관련해 얼마 전 "일본인 게이샤 역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하고 싶지는 않다"며 <게이샤의 추억> 캐스팅을 거절한 김윤진의 단호한 결정이 다시금 회자돼 눈길을 끌고 있다.
12월 10일 미국 일본에서 동시 개봉된 후 내년 2월 한국에서도 선보이게 될 <게이샤의 추억>은 이로써, 문제가 된 정사장면을 중국에서 상영 시 부분수정 혹은 잘라낸 후 간판을 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오래 전부터 강한 의지를 내비치며 기나긴 제작 끝에 빛을 보게 된 장쯔이 양자경 공리 와타나베 켄의 매혹적인 스토리 <게이샤의 추억>은, 193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신산한 환경에서 전설적인 게이샤가 된 실존인물 ‘사유리’의 삶을 영화화한 아서 골든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그나저나, 이번일과 상관없이 장쯔이의 인기 주가는 <게이샤의 추억> 이후 더더욱 고공비행을 펼칠 것이라 호사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