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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배우커플은 서로 간에 사회적 자본( social capital )관계이다. 과거 기업가나 정치가들이 사회적 자본을 가졌다면, 매스 미디어의 발달이 배우의 등급을 높여서 돈과 권력을 안겼고, 배우들은 기업가 이상이 돼버렸다.

그래서 배우커플은 서방님과 마누라보다 영화 <미스터&미세스 스미스>의 킬러부부 스미스 부부처럼 공생하는 파트너 관계이다. 경쟁자일 지라도 서로 간에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더 큰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협력하는 파트너인 셈이다.

연예인들은 결별해도 우리는 여전이 친구관계라고 한다. ‘영화에서처럼 실제 미국 사람들은 이혼해도 오랜 친구처럼 지내고 그런가요? 쿨하던데.’, ‘할리우드 배우들은 이혼해도 여전이 사이좋게 지내던데 우리나라 배우들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친구인 척하지 않고 악담을 퍼부어 봐라. 고소장이 날라 오며 한 달 월급이 고스란히 나갈 수 있다. 재결합 의사나 옛정이 남아 있지 않는 한 영화처럼 테이블에 앉아 밥 먹고 수다 떨며 노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본다. 멜로드라마의 탄생이 현실에서 눈을 돌려 보기위한 장르였듯 멜로 영화는 관객이 소망하는 판타지를 보여준다.

할리우드의 배우들의 경우는 앞서 말했듯 부부이전에 ‘파트너’ 관계이고 스크린 밖의 삶은 또 다른 연기이자 ‘쇼비지니스’다. 일거수일투족이 파파라치나 리포터들에 의해 안방침실까지 찍혀지니 부부관계는 끝이 나더라도 배우생활을 접기까지는 파트너로서 쉽게 자신의 이미지를 실추시키지는 않는다. 가십거리야 별소리가 난무하지만 특히 공식적인 석상에서는 철저하다.

원래부터 악명이 높아 결별 후에도 가십거리를 제공하며 인기를 유지하는 배우커플이 아니면 말이다. 국내 모 여배우처럼 결별 후 얼굴을 붉히는 건 “내 밥줄을 끊어주세요!”라고 천명하는 것과 같다. 이혼을 할 경우 각자 변호사 앞에서 여러 조항이 달린 이혼서류에 사인한다.

‘헤어진 후 6개월 내 다른 여자와 공개적인 데이트를 하지 않는다’, ‘언제까지 공적인 인터뷰에서 서로의 비밀을 누설하지 않으며 공개적으로 험담하지 않는다’ 등 별 치졸한 단서까지 단다. 이것들은 제니퍼 애니스턴과 브래드 핏트가 사인한 이혼서류의 항목들이기도 하다.

특별히 여성스타의 경우는 고다르의 말처럼 절대권력을 갖은 순수하고 단순한 정치적 독재와 연관 있는 이를 테면, 한 명의 파시스트와 같다. 파시스트의 특징처럼 배우는 스크린의 안과 밖에서 대중에게 환상을 이미지로 보여주며 절대적인 고유매력을 권력화 시켜야 한다. 그 권력화에 실패하여 이미지를 실추시키면 스타는 더 이상 스타가 아니게 된다.

지금 ‘제니퍼’는 자신의 이미지를 잃지 않기 위해 ‘전력질주’하는 와중이다. 그녀는 이혼 후 보다 집중적으로 정신과 세라피를 받았다. 언론을 통해 그녀의 세라피 법도 유명세를 탔다. “관계는 둘 다의 책임이다. 희생자가 되는 건 단 하루로 족하다” 그녀가 받은 상처를 치료하는 주문이다.

저 주문을 외운다고 크게 달라 질 것은 없지만 일단은 대중에게 동정표를 얻고 지지 세력을 얻을 수 있다. 할리우드 배우들은 오만가지 감정과 상처가 그득 담긴 휴지통을 비우기 위해 정신과 상담의를 둔다. 배우도 사람이니까.

이혼 후 첫 공식적인 잡지 인터뷰를 할 때에도 그녀의 노력은 쉬지 않았다. 기간을 정해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하여 재기의 발판으로 먼저 몸을 다듬었다. 인터뷰 날에는 협력자로 브래드 피트의 어머니를 초대했다. 그리고 핵심인 인터뷰의 초점은 “나는 여전히 섹시하고 터프한 쿠키다”라며, 이미지 업그레이드와 <아이를 언제나 갖고 싶었고 가질 것이다“며 자신을 이기적이라 폄하하는 ”브랜젤리파“에 수비 방어진을 쳤다. 사적으로야 ‘퍼엌킹 브래드 피트. 홧 앤 에스홀!’을 날려도 공식인터뷰에선 여전이 브래드 피트를 사랑한다는 오마쥬를 날리며 ‘운다’.

자신의 운명처럼 결별 후 차기작 <브레이크 업>을 찍는 제니퍼와 달리 스미스 부부로 나온 브랜졸리(브래드 핏트+안젤리나 졸리:커플 애칭)파는 대중의 비난과 관심 속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 비난세력을 두고도 배우로서 여전이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걸까. 과거에 브랜젠파(브래드+제니퍼:커플 애칭)는 미국 내 젊은 층의 역할 모델이었다. 그들의 결혼은 최고의 섹시가이와 자연적인 백인미녀와의 결합이었다.

제니퍼의 경우 20대 젊은 여성들의 역할 모델이 된 것은 다소 행운이 따른 일이다. 그녀는 미국사회의 중산층 여성들이 꿈꾸는 판타지를 시트콤 <프렌즈>와 브래드 피트를 통해 현실로 만들었다. 제니퍼 팬들이 이 말을 듣고 서운해 하더라도, 만약 레이첼 역과 브래드 피트의 전 마누라란 타이틀이 없었다면 매번 TV가이드의 표지 모델이 되고 에이미 상을 받을 만큼 스타로 군림할 수 있었을까?

반면에 ‘안젤리나 졸리’는 섹시한 팜므파탈 이미지와 ‘휴머니스트’로 상반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영화보다 바깥 이미지로 절대적인 ‘천사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그녀는 다른 여배우들처럼 뉴욕 오번가를 누비며 명품을 사 대다 파파라치에게 별반 찍히지 않는다. 사회에 거액을 기부하고 밀월여행을 떠나도 아프리카로 날아가 빈곤문제를 해결하려는 유엔친선대사 역을 수행한다. 평생에 숙원목표라며 빈곤국가의 아이들도 입양했다.

그녀가 대중과의 언론플레이에서 성공한 것은 브래드 피트를 대단히 사랑해서나 너무도 섹시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능력으로 성공을 하고 세상에 그 만큼 봉사를 하고 살아야 된다고 믿는 ‘보편적인 미국인’들의 가치관을 행동으로 보여 줘서이다.

그녀가 미국인들의 현실주의와 휴머니즘을 보여주는 역할모델인 셈이다. 그것이 언론 플레이거나 그녀의 실제 삶이 그러하냐를 갖고 대중은 크게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브레드는 졸리와 살게 되서 너무 행복하다는 것 외에 평생 원하던 아이가 생기고 가족이 생겨서 너무 행복하다는 ‘가족주의’를 표방한다. 브래드 피트는 그토록 하고 싶은 ‘실제연기(현실의 삶)는 아버지 역할이다’고 노래했고 결국에는 그 역할을 졸리가 제안하고 실현시켜 주었다. 더불어 제니퍼는 어머니역을 거부했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제니퍼가 압도적으로 동정표를 얻더라도 대중들은 브랜졸리를 보며 행복의 기준을 생각한다. 잘못된 방식이었지만 브랜졸리 커플은 행복이란 사랑하는 사람과 아이를 키우며 가족을 만들고 남을 돕고 사는 것이라고 역설적으로 대중에게 말한다. 그들이 말하는 삶이 평범한 미국인들이 추구하는 전형적인 라이프스타일이며 대중은 스타의 모습이 사실이나 거짓이냐는 애초부터 관심이 없다. 가십은 가십이라고 치부하면 그만이다.

이처럼 가십은 카타르시스 기능과 자유언론의 장을 열어주지만 역으로 그 사회 속의 보수세력을 견고히 해주는 바른손 역할도 한다. 자유롭지만 보수적인 전형적인 미국인들은 앞으로 애를 더 입양하겠다는 졸리에게 관심이 더 많은지, 가판대의 잡지 표지 모델은 이젠 제니퍼에서 졸리로 이동했다. 그래서 ‘브랜졸리파’는 비난을 넘어 스타커플로 영화처럼 스미스부부인 파트너 관계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돌싱이 된 제니퍼는 말한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이 있고 그 만큼의 소울 메이트가 있다고.

그녀가 찍는 차기작 <브레이크 업(2006)>은 이혼 후에도 한 지붕아래 살수 밖에 없는 소울메이트를 다룬다. 영화가 개봉될 내년에는 홍보를 위해 평생에 소울 메이트는 단 한명밖에 없다고 말할지 모르겠다. 싫던 좋던 그리 말해야 되는 것이 할리우드 스타 제니퍼의 역할인 것이다. 소울메이트를 다룬 영화로 < What Dreams May come,1998 >에 ‘소울메이트의 예견된 비극이란 서로가 쌍둥이 영혼이라 한명은 다른 한명이 없으면 살 수 없다.’란 대사가 나온다. 쌍둥이도 여러 명이 나오는 세상이니 영혼이 여러 개인 특이한 사람은 소울메이트도 여러 명이 가능할 것 같다.

평생 소울메이트를 찾으며 인생의 반을 산 내 친구가 있다. 최근에 그런 말을 필자에게 건넸다. 소울메이트가 좋은 인연일 거라 장담하지 마라! 인연은 좋은 인연도 있고 악연도 있으니 스쳐가는 만남일지라도 모든 인연을 소중하게 여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