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있던 직장 즉 군대에 있을 때의 추억이다. 어느 군대든 명절은 군인들의 마음이 가장 멍하게 만들어 버린다. 크리스마스나 발렌타인 데이 같은 이런 날들은 그저 어린애 장난으로 치부해 버리지만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과 추석은 전혀 분위기 자체가 틀리다. 특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으로 향하는 추석은 군인들에게는 너무도 가혹한 고통이다. 그럴 때면 간부들은 대원들을 병사(숙소) 앞에 불러 모아 놓고는 까만 하늘에 뜬 보름달을 보게 하곤 한다. 그리곤 절을 하게 하거나 혹은 노래를 부르게 한다. 그러면 대원들의 눈에선 슬그머니 눈물이 흐르고 있다. 여름철 태양빛에 그을릴데로 그을려 밤에는 잘 보이지도 않는 사내들이 눈물을 글썽일 때면 보고 있는 마음도 찡해 온다. 어디 군에 있는 남자들만의 이야기이겠는가! 집 떠나와 직장생활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똑같은 마음인 것을...
<MOVIE>
● 80일 간의 세계 일주
런던 은행에서 불상을 훔친 파스포트는 자신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괴짜 발명가 필로스 포그의 하인이 된다. 평소 필로스 포그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영국 과학부장관은 필로스 포그에게 ‘80일간의 세계 일주’라는 내기를 제안하고 2만 파운드가 걸린 엄청난 내기에 파스포트와 필로스 포그는 함께 거대한 여정을 떠난다.
▶ 선정이유
말이 필요 없다. 추석이면 찾아오던 향수 어린 성룡이 다시 추석 종합 선물 세트를 들고 찾아 왔다. 그것도 온가족이 함께 극장을 찾을 수 있도록 수많은 카메오들과 함께 유쾌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 궁합음식
아무래도 많은 재료들이 아름다운 색을 내는 화양적이 잘 맞지 않을까? 꼬치에 갖은 재료를 꿰어서 화려하고, 영양 면에서 치우침이 없는 별식이다.
● 꽃피는 봄이 오면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강원도 도계 중학교 관악부 임시 교사로 부임하게 된 현우는 낡은 악기, 찢어진 악보, 색 바랜 트로피와 상장들이 초라한 관악부를 맡게 되지만 전국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강제 해산해야만 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망 없는 승부를 걸어야만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싹트고 있는 음악에 대한 열정을 현우는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 선정이유
눈물이 마구 흐르는 최루성 영화가 아니다. 하지만 각박하게 살아가면서 자신의 초라한 자화상을 뒤돌아보지 못하고 현실에 급급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잠시 오선지의 작은 쉼표처럼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작품이다. 디지털화 되어가는 현실에 아날로그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연인 혹은 부모님과 함께 봐도 좋은 영화다. 오랜만에 집에 내려가 만나지 못했던 오래된 친구들과 함께 본다면 진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 궁합음식
식혜가 떠오른다. 엿질금을 단 식혜의 물 속에 밥알갱이들이 가라앉아 있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오래된 친구나 가족에 대한 마음 혹은 자기 자신 스스로의 모습도 식혜의 밥알갱이처럼 가라앉아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지 않을까? 캔으로 나온 식혜 말고 어머니가 들통에 만들어 주시던 식혜가 먹고 싶어진다.
● 귀신이 산다
3대를 이어온 셋방살이 설움에 ‘네 집을 가져’라는 아버지 유언을 인생목표로 사는 박필기는 낮에는 조선소 기사로 밤엔 대리운전으로 악착같이 벌어 결국 사회생활 10년 만에 대출에 융자까지 보태 거제도 바닷가 이층집을 사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부엌에 잘 꽂혀있던 식칼이 날아오고, 소파가 공격하고, TV속 박영규는 필기를 노려보며 '살고 싶으면 이집에서 나가!!’라고 윽박지른다. 알고 보니 이집에는 너무도 예쁜 지박령이 살고 있었다.
▶ 선정이유
김상진 감독은 독특한 코믹 영화를 선호한다. 약간은 유치하면서도 그 안에는 서민의 정서가 묻어 나오고 있다. 거기에 철저하게 망가지기를 거부하지 않는 차승원의 연기가 합해져 재미있는 코믹 영화로 탄생됐다. 올 추석에 아직 자택을 마련하지 못해 고향집에 내려가서도 마음이 편하지 못한 젊은 부부가 있다면 이 영화를 통해 잠시나마 작은 안위를 삼아 보는 건 어떨까 싶다.
▶ 궁합음식
닭찜이 떠오른다. 닭찜은 우리고유의 추석 음식이라 한다. 영화를 보면 왜 닭찜이 떠올랐는지 보면 알겠지만 살짝 공개하자면 닭을 싫어하던 주인공 필기는 수많은 닭들이 매트릭스처럼 공중 부양해 공격당하는 괴롭힘을 당하기도 한다.
● 슈퍼스타 감사용
1982년 프로야구 원년시절 감사용은 팀에 왼손 투수가 없다는 이유 하나로 '삼미 슈퍼스타즈'의 투수가 된다. 이름과는 달리 스타 선수 한명 없는 삼미는 개막하자마자 꼴찌팀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고, 감사용 역시 선발 등판 한번 하지 못하고 '패전 처리 전문 투수'로 낙인찍힌다. 팀에 패색이 짙어지면 시도 때도 없이 나가는 마무리 투수로 상대팀은 감사용이 나오면 감사해 했다.
▶ 선정이유
<슈퍼스타 감사용>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너무도 초라한 한 사내의 인생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추석에 고향집에 내려가면서 정육점에 들러 부모님 드릴 고기라도 사려해도 지갑속의 돈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 우리 내 현실 또한 감사용의 마운드 인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 속 감사용은 마음만은 슈퍼스타였다. 자신이 선 마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감사용은 비록 손에 들고 가는 선물은 없을지언정 반갑게 맞아주시는 어머니의 저녁 밥상처럼 풍성한 마음과 같을 것이다.
▶ 궁합음식
오례송편이 어울릴 것 같다. 흔히 그저 추석 송편으로 많이 불리는데 우리의 전통 명칭은 오례송편이다. 가장 친근한 추석 음식이자 어머니의 손맛이 들어가 있는 최고의 음식으로 어릴 적 얼굴에 쌀가루를 묻혀 가면 송편을 만들던 생각이 떠오른다. 오늘 따라 송편을 예쁘게 만들어야 예쁜 색시를 얻는다며 말씀을 하시던 어머니가 그립다.
● 연인
서기 859년 당나라 왕조는 쇠퇴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무능한 왕조와 부패한 대신들로 나라 전체가 불안에 휩싸이고 온 나라에 반란군이 들끓는다. 그 중 가장 이름난 반란조직이 바로 '비도문'이다. 그들은 민중들을 혼란시키고, 관의 힘을 약하게 하여 지방 관리들에게는 그야말로 눈엣가시 같은 존재이다. 결국 팽 티안 성의 관리인 레오와 진은 열흘 안에 이 조직의 새로운 우두머리를 잡아오라는 명을 받는다. 레오는 홍등가에 새로 나타난 무희인 메이를 의심하게 되는데, 실은 그녀는 죽은 비도문 두목의 딸이다.
▶ 선정이유
‘3년의 사랑과 3일의 사랑’이란 카피처럼 겉모양은 무협영화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절체절명의 사랑이야기다. 추석이면 부모님이 가장 기다리는 선물이 무엇일까 생각하니 이영화가 떠올랐다. 혼기가 찬 자녀를 둔 부모님의 최고의 선물은 결혼상대자가 아닐까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올 추석에 함께 집에 내려갈 누군가가 있는 사람이라면 함께 극장을 찾아 사랑에 대한 서로 다른 모습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대신 기자처럼 혼기도 차지 않았으면서 결혼하겠다고 상대를 데리고 가면 그리 반기지 않으신다는 것을 명심하도록!
▶ 궁합음식
백주(신도주)가 떠오른다. 쌀로 빚은 이술은 흔히들 정종이라고도 한다. 아무래도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네 집에 추석명절을 맞아 찾아갔다면 당연 백주를 한잔 주실 것이다. 비록 요즘은 백주를 마시는 어르신 분들이 많이 없으셔서 비슷한 빛깔의 소주를 주더라도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 것.
<DVD>
● 스타워즈 에피소드1
은하계의 무역항로를 장악하려는 무역연합은 전투함을 출격시켜 아미달라 여왕이 다스리는 나부 행성을 고립시킨다. 마침내 은하계의 파문을 염려한 의회는 콰이곤 진과 오비완 케노비 두명의 제다이 기사를 중재역으로 무역연합의 전투함에 파견한다.
▶ 선정이유
추석때 일가친척들이 모두 모였는데 집에 일체형이라도 5.1채널이 되는 홈시어터가 있어서 자랑을 하고 싶다면 적극 추천한다. 전자상가를 가본 사람이라면 알수 있듯 스타워즈의 레이싱장면은 따라올 타이틀이 없는 최고의 사운드를 자랑한다. 특히 좌우 불리도가 높은 음질은 모인 친척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어 디비디 매니아로 추앙 받을지 모른다. 음질이 좋아 자랑하기 좋은 타이틀들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로르망디 상륙작전 장면, 늑대의 후예의 사격연습장에서 호박에 사격을 하는 장면 등이 있다.
▶ 궁합음식
영화속에 등장하는 수중 외계인이 인상적이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조기찜이 떠오른다. 차례상에는 항상 조기가 올라간다. 헌데 요즘은 파는 사람들이 인공색소를 뿌리기도한다고하니 마음이 아프다.
● 진주만
2차 세계대전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1941년, 래프 맥콜레이는 어려서부터 형제처럼 자란 대니 워커와 미 육군 항공대의 파일럿이 된다. 그는 군에서 만난 아름답고 용기있는 간호사 에블린 존슨과 사랑에 빠지지만 중립국 공군으로 구성된 영국 공군의 "독수리 대대"에 배속된다.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긴 채 사랑하는 에블린과 둘도 없는 친구 대니를 남겨 두고 래프는 영국 해협을 가로질러 죽음의 공포가 감도는 영공으로 날아간다.
▶ 선정이유
최고의 스케일을 자랑한다. 진주만이 공격받는 장면은 지금까지 나온 타이틀중 최고라 할수 있다. 추석에 삼촌들이 많거나 건장한 조카들이 많다면 적극 권하고 싶다. 특히 군대에 가지 않겠다고 하는 조카가 있다면 멋진 비행기 전투씬을 본다면 바로 입대를 생각할지도 모른다. 주의할 것은 주위에 월남 스키부대 출신이라 주장하는 사람과 함께 본다면 그 사람의 시끄러운 거짓말을 끊임없이 들어야 하니 참고 하길... 추천허고 싶은 작품들은 글래디에이터의 게르만전투장면, 타이타닉의 난파장면들이 있다.
▶ 궁합음식
시원한 배가 먹고싶다. 현란한 전투장면을 보다보면 그동안 쌓였던 묵은 스트레스가 시원하게 사라진다. 시원한 배를 먹으면서 마음 편하게 보도록 하자
● 러브액츄어리
1st Story_ 미혼의 수상과 상큼한 비서의 사랑이야기, 2nd Story_ 새 아빠와 11살짜리 아들의 사랑이야기, 3rd Story_ 영국 작가와 포르투갈 여인의 사랑이야기, 4th Story_ 짝사랑 하는 회사 동료와의 사랑이야기, 5th Story_남편, 아내, 그리고 또 다른 여자의 사랑이야기, 6th Story_록스타와 매니저의 사랑이야기, 7th Story_친구의 신부를 짝사랑하는 남자의 사랑이야기 등 7개의 에피소드를 담은 발랜타인처럼 달콤한 사랑이야기를 보여준다.
▶ 선정이유
혼기가 다찼는데 혼자내려온 여인네가 있는 집안이거나 여자들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너무도 왁벽하고 달콤한 러브스토리를 담은 <러브 액츄얼리>를 본다면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혹은 직장 때문에 추석에 집을 찾지 못한 연인이라면 함께 보면서 사랑을 속삭이는 것도 좋은 생각일 것이다. 이밖에 추천작은 곽재용 감독의 소나기 시리즈인 클래식과 조금은 황당한 이야기인 8명의 여인들을 권한다.
▶ 궁합음식
약과를 먹고싶다. 발렌타인데이의 쵸콜렛이 떠오르는 이 타이틀을 생각하면 우리나라 고유의 단과자 약과가 생각난다. 어린시절 홀 수로 놓는 차례음식 덕택에 10개가 들어있어 남는 1개에 목을 빼며 기다리던 추억이 떠오른다. 차례를 지내고 나면 어차피 나머지도 먹을텐데 말이다.
● 니모를 찾아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인 아들 니모를 지느러미 끝 하나 다칠세라 과잉보호하며 키우던 아빠 물고기 말린은 니모를 학교에 보내는 첫날 열대어 수집광인 치과의사에게 니모가 납치되는 충격적인 사건을 접하게 된다. 평소 소심의 극치를 보이던 말린이지만 아들을 구하기 위한 일념으로 상상도 못할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바다 여행에 과감히 뛰어든다.
▶ 선정이유
온가족이 모이면 가장 문제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을 조용하게 만들고 싶다면 니모를 찾아서를 권한다. 물론 어른들이 함께 봐도 더할나위 없이 좋지만 아이들에게 바닷속 풍경을 보여줄수 있는 너무도 아름다운 영상과 재미있는 캐릭터들은 아이든 어른이든 눈을 돌리지 못할 것이다. 다른 추천작은 몬스터들의 귀여운 몸동작이 멋진 몬스터 주식회사와 맘모스, 호랑이, 나무늘보, 다람쥐의 조상들이 벌이는 엉뚱 여행기 아이스에이지를 권한다.
▶ 궁합음식
수정과가 땡긴다. 생긴 외모는 약하지만 마음만은 강인한 니모처럼 수정과도 어린 아이들이 처음 보기에는 한약처럼 검정빛이 돌고 향까지 독특해 처음에는 꺼려하지만 한번 맛을 본 이후로는 동이날 정도로 먹고싶어하니 말이다.
● 아라한 장풍 대작전
마천루 속에 거하는 ‘절대내공’ 생활도인들 고층 빌딩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유리를 닦는 청소부, 무거운 보따리를 자유자재로 이고 다니는 할머니 등 아무도 모르게 거대한 도심 속에 평화를 유지하는 도인들이 살고 있다.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자신의 기를 갈고 닦은 생활 도인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이들의 활약이 세상을 평화롭게 이끌고 있다.
▶ 선정이유
한국영화를 좋아한다면 아니라면 연휴가 몇일 지나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하고 무료함을 달래고 있을때 가장 좋은 타이틀일것이다. 보고있노라면 ‘나는 뭘 잘하지?’라고 반문 할 수도 있는 웃음과 볼거리를 제공하는 좋은 시간이 될것이다. 단 따라하기를 무진장 좋아하는 조카나 철부지 어늘이 있는 집안에서는 도인이라며 흉내를 내다가 다칠수도 있으니 주의 하시길.... 다른 추천작은 송강호의 멋진 연기가 돋보이는 살인의 추억과 최민식의 눈물이 너무도 슬픈 파이란을 추천한다.
▶ 궁합음식
조금 엉뚱하지만 이번에는 음식이 아닌 음식을 만드는 어머니의 손이 떠오른다.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생활도인에 대한 이야기들이 남의 이야기 같지만 차례상을 준비하고 그많은 음식을 장만하고 거기에 뒤처리까지 하는 어머니들이 영화에서 말하는 생활 도인은 아닐까?
*계속해서 '긴긴 추석, 한번 놀다 죽어보자!' 2부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