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계 파워 1위는 시네마 서비스의 대표이자 최근 <공공의 적>이라는 작품으로 화려한 복귀에 성공한 강우석 감독님이다. 제작, 감독, 각본, 기획에서 배급까지 영화계에서 그의 입김이 닿지 않은 곳은 단 한군데도 없다. 영화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그의 지론은 최대 다수의 최대 만족을 추구하는 오락적인 요소들로 가득한 영화들을 창조해냈으며, 단순한 가벼움에 그치지 않고 영화적 완성도 역시 훌륭한 모양새를 보인다. 하지만, 한가지 강우석 감독님에게서 아쉬운점이 있다면 그것은 새로움에 대한 시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의 영화들은 한결같이 비슷비슷한 형태를 지니며, 변신을 추구하기 보다는 현재에서 조금씩 가능성의 부여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간단한 예로 이번에 대박을 터뜨린 <공공의 적>의 경우에도 따지고 들자면 흥행작 <투캅스>의 배다른 형제 쯤으로 느껴질뿐 특별히 새롭다거나 창조적인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화산고> <무사> <유령> <비트>... 이 영화들의 공통점을 찾으라면? 갑자기 터져나온 질문에 당황해 할 수도 있겠다. 장르도 다르고 감독이나 출연진도 어디하나 비슷한 부분이 없다. 하지만 이러한 영화들에 '차승재'라는 이름을 드리댄다면 얘기는 급변하게 된다. 현재 최강의 영화제작사로 이름을 높이고 있는 싸이더스의 영화사업부 대표이자 전신 우노 필름을 만들어낸 인물로 한국 영화계에 살아있는 전설쯤이라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비록 흥행에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지만, 싸이더스와 힘을 합한 뒤 그의 행보는 끊임 없는 자기 변신과 한국영화의 새로운 도전으로 <무사> <화산고> 같은 대작에 아낌없는 지원을 보였다. 시도조차 하기 힘들었던 이런 영화들은 막대한 자금동원력과 함께 영화적인 애정과 기획력을 뒷받침으로 한국 영화의 규모를 이만큼이나 크게 증가시키는데 일조했다. 과연 누가 학원 무협 SF 액션을 접목해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그 누가 2년 동안 중국에서 <무사>같은 스케일의 영화를 생각할 수 있었을까?
한국 영화가 꾸준히 발전하는데 밑바탕이 되는 것은 자본이 아니다. 수백억원이 부어지는 할리우드 대작과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비교한다는 자체가 넌센스라 생각되어지기 때문이다. 얼마나 독창적이고 한국적인 것을 만들어 내느냐 하는 것이 한국 영화계가 살아 남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비록 시행착오를 통해 몇번의 좌절과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끊임 없는 도전정신 없이는 무엇도 이루어 낼 수 없으리라.
차승재 대표님의 꾸준한 노고에 감사를 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