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이 남자의 미소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유지태가 [봄날은 간다](허진호 감독-싸이더스 제작)의 촬영을 6일 드디어 끝낸다. '드디어'란 말이 들어간 이유는,지난 2월 첫 촬영을 시작한 후 5개월 가까이 [봄날은 간다]에만 매달려왔기 때문이다.
크랭크 업을 앞두고 벌써부터 유지태에 대해 '칭찬의 소리'가 높다. 특유의 섬세한 표정 연기로 극중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했다는 이야기가 관계자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것. 녹음기를 들고 겨울산에 눈이 오는 소리,대숲에 이는 바람 소리를 담는 유지태의 표정은 여성 관객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는 평이다.
[봄날은 간다]에서 유지태가 맡은 역은 녹음기사인 상우. 잊혀져 가는 소리를 녹음기에 담는 직업처럼 그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을 기억 속에 묻게 된다. 은수(이영애)를 향해 사랑의 열병을 앓지만,이미 한차례 사랑을 겪었던 은수는 상우와의 관계가 진행되면 될수록 그 사랑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결국 아무리 격정적인 사랑이라도 그것이 시작되는 순간 잊혀진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것.
극중 유지태의 주위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순간만을 기억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치매에 걸려 다른 것은 모두 잊어도 찬란했던 사랑의 순간만은 또렷이 기억하는 할머니,젊은 시절 다른 세상으로 떠나 보낸 아내를 못 잊는 아버지. 할머니를 위해 배냇저고리를 입어보기도 하지만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현실로 끌어올 수는 없다. 이렇듯 삶의 편린들을 지독히 섬세하게 잡아낸 [봄날은 간다]에서 유지태는 '누구의 삶에도 붙잡아 두고 싶은 순간이 있다'는 영화의 컨셉트를 완벽하게 연기해냈다는 평. 연기자에 대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허진호 감독마저도 유지태에 대해 큰 만족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유지태는 7일 미국으로 여행을 떠난다. [봄날은 간다]의 9월 29일 개봉까진 후속작을 검토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자료출처 :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