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를 여타 여름철 헐리웃 블록버스터 영화가 그렇듯 관객들은 아무런 생각 없이 보고 즐기기 위한 영화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즐기는 영화에 보너스로 작지만 알찬 메시지를 전해 주고 있다. 바로 권태기 탈출에 대한 비법을 말이다.
영화의 첫 시작은 의사와의 권태기 진단을 위한 면담에서부터 시작된다. 서로 믿음을 가지고 사랑하는 듯 하면서도 묘하게 서로를 헐뜯고 으르렁 대는 모습이 우리의 부부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 과정에서 서로의 문제 즉 부부간의 권태로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서로에 대한 비밀 때문이라는 결론이 유추된다. 실제로 우리 주변의 권태기에 빠진 부부들을 보면 서로에 대한 믿음 부족 때문인 경우가 많다. 서로 맞벌이를 하면서 서로의 직업에 대한 공간이 커지면서 대화가 줄어들고 그러면서 커지는 서로의 벽이 높아져 가는 것이다. 보통 이런 부부들의 문제는 대화다. 대화의 시간이 줄어들면서 벌어지는 부부간의 거리 때문에 권태기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에서도 이런 부분을 말하고자 노력한다. 서로가 결코 밝힐 수 없는 비밀스런 직업을 가지고 생활하기 때문에 서로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 못한 것은 인지상정일터. 모든 화근의 원인은 대화부족에서 시작되어 서로에 대한 사랑을 의심하고 의무적인 사랑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그러나 서로에 대해 우연히 알게 되면서 같은 업종에 종사하고 서로 동질감을 느끼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대화였던 것이다. 실제로 영화상에서도 서로에 대해 알게 되는 부분부터 상당한 서로의 주고받는 대사의 양이 엄청나게 늘어난다.
하지만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라는 배우들을 기용해서 그저 권태기 이야기만 한다면 여름을 겨냥한 할리우드 영화가 아닐 것이다. 아주 영리한 감독은 신세대 부부답게 킬러라는 컨셉으로 화려한 액션을 첨가해 화려한 볼거리 또한 제공하고 있다. 신나는 빠른 비트의 음악과 함께 정신없이 터져 나오는 액션은 권태기 부부의 극복이란 주제를 희석시키기는 하지만 관객들에게 영화가 말하는 바를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관객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공감하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본연의 임무를 200% 소화해 내고 있다. 단지 홍보를 중심 내용보다는 볼거리 위주로 하고 있어 아쉬움을 주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다.
만약 결혼 5, 6년차의 맞벌이 부부라면 또는 지금 권태기에 빠진 것처럼 느껴지는 부부라면 둘만의 시간을 특별히 준비해 영화를 보고 좋은 시간을 가진다면 관계 개선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날만은 서로에게 조금 더 배려하는 것 잊지 말고…….